<장길수의 IT인사이드>(38)구글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버즈`

구글이 단문 메시지,사진,동영상 등을 친구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인 ‘구글 버즈’를 발표했다.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내놓기보다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7천6백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Gmail과 통합된 형태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다음주부터는 일반 Gmail 사용자들도 `받은 편지함(In-Box)` 밑에 ‘버즈’라는 소셜 네트워킹 메뉴를 사용할 수 있게된다. 이 메뉴를 통해 Gmail 사용자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친구들과 메시지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고 특정 인터넷 주소에 링크를 걸어 재미있는 콘텐츠를 함께 볼 수도 있다.

‘구글 버즈’의 등장은 현재 초대장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구글 웨이브’와 함께 구글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버즈’가 등장함에 따라 IT업계와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인 페이스북,트위터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IT리서치업체나 경쟁업체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구글 버즈’가 기존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용자들을 빼앗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소셜 컴퓨팅 분야 수석 애널리스트인 오지 레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필요성에 따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또는 링크드인을 이용하고 있다”며 기존의 SNS 사용자들이 사용하던 SNS를 버리고 `구글 버즈`로 전환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MS의 `윈도 라이브`사업 담당 제너럴 매니저인 브라이언 홀은 “이미 MS의 핫메일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로부터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사용자들이 굳이 또 다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구글도 이러한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Gmail과 연동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구글은 그동안 소셜 네트워킹 사업에서 몇차례 좌절을 경험했다. 지난 2004년 내놓은 커뮤니티 사이트 ‘오커트’는 브라질 등 제한된 국가에서만 활용되고 있으며, 2005년 인수한 위치 기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닷지볼`은 지난해 문을 닫았다.

2007년 오픈한 `라이블리(Lively)`도 서비스를 중단했다. 라이블리는 3D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하는 서비스로 세컨드라이프를 직접 겨냥했으나 결국 작년 12월 문을 닫았다.

구글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새로운 야심작인 `구글 웨이브`를 내놓았으나 아직 상용 서비스 단계에는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아직은 미완의 서비스다.

이 같은 아픈 경험들이 이번에 구글이 버즈를 Gmai과 연동해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Gmail이라는 거대한 e메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SNS 시장에 진출해야만 그나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컴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현재 Gmail은 1억7천6백만의 회원을 보유,MS의 핫메일(3억6천9백만),야후 메일(3억4백만)의 뒤를 잇고 있다.

게다가 구글의 Gmail은 지난해 전년대비 44% 성장하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매트 캐인은 Gmail은 상당한 모멘텀을 간직하고 있다며 구글 버즈와 Gmail의 결합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구글 버즈가 4억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최근 e메일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타이탄’이라는 웹메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는 구글의 Gmail을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즈니스위크는 구글 버즈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보다는 광고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9년 현재 페이스북은 5억 달러의 매출을 광고부문에서 올 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광고주들은 상대적으로 검색엔진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비해 페이스북의 광고효과가 미약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위터의 광고 매출은 훨씬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에 구글 버즈는 개인 사용자들에게 특화된 광고를 판매하는게 가능할 전망이다. 검색 엔진과 모바일 분야의 텍스트 광고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한 구글이기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개인들이 구글 버즈를 통해 나누는 대화나 메시지를 분석해 자동으로 관련 분야의 텍스트 광고를 표출할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비해 구글 버즈는 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구글 버즈가 텍스트 광고 시장을 겨냥할 경우 Gmail 사용자층의 인구학적 특성도 크게 도움이 될것이란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인터넷을 잘 모르는 나이 많은 사용자들이 많은데 비해 Gmail 사용자들은 절반 이상이 25살 미만의 젊은 층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AOL,핫메일,야후 메일 보다는 사용자층이 훨씬 젊다. 젊은 사용자층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컴퓨터와 인터넷 친화적인 사용자층이 많다는 의미.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자동화된 텍스트 광고 시장이 열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구글은 이번에 발표한 구글 버즈에 ‘버즈 추천’ 등 다양한 소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인데 이 서비스는 ‘친구의 친구’들이 관심있어 하는 포스팅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기계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표출해주는 것이다.구글 버즈는 물론 모바일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동중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버즈`에 메시지를 남기면 포스팅 내용이 ‘구글 맵스’에 표출되는 것이다.

이번에 `구글 버즈`를 내놓으면서 SNS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인수 합병 전쟁도 벌어질 수 있다.구글 입장에선 앞으로 본격 서비스될 예정인 `구글 웨이브`와 `구글 버즈`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배치할지도 관심사다. 구글 버즈의 운용경험들이 현재 시범 운영중인 `구글 웨이브`에 접목될 경우 구글 웨이브는 머지않은 장래에 SNS 시장의 또 다른 태풍이 될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