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30)인터넷 라디오의 진화

인터넷 라디오방송을 일반 `라디오` 같은 전자제품으로 들을 수는 없을까. 일반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튜닝해 방송국을 선택해 듣는 것 처럼 인터넷 라디오 방송도 그런 식으로 선택해 들을 수는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산요,로지텍,필립스 등 전자 및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들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전문적으로 청취할 수 있는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인터넷 라디오 방송 전용 단말기가 있으면 굳이 PC로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전세계에 산재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라디오 방송국을 선택해 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런 종류의 컨슈머 제품들이 아마존 닷컴 등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 속속 등장.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거 ‘라디오’의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산요,로지텍 등 전자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 단말기들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무선 인터넷 라우터를 지원하기 때문에 굳이 컴퓨터 없이도 인터넷에 직접 연결해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들 인터넷 라디오 단말기들은 내장 스피커를 통해 방송을 듣거나 집에 있는 고가의 스테레오 시스템과도 연결해 훨씬 좋은 음질로 듣는 게 가능하다.

원래 인터넷 라디오는 전통적인 의미의 라디오 방송국들이 청취자를 위한 또 하나의 ‘출구(Outlet)` 전략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엄청나게 많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이 등장,청취자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음악을 업로드하고 대화를 나누는 1인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까지 감안한다면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은 숫자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이 난립하면서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장르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이른바 ’인터넷 라디오 통합검색사이트(일명:어그리게이터)다. reciva.com,Radiotime.com,Vtuner.com,freeradio.tv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들이다. 이들 사이트들 덕분해 네티즌들은 자신이 원하는 장르의 라디오 방송을 큰 힘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찾아 인터넷으로 청취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튠즈’에 접속해 라디오 방송국을 듣는 방법도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 전용 단말기들은 무선 라우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다면 전세계 곳곳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언제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다. 무선 신호가 잡히는 곳이면 가정내에서 라디오 단말기를 들고 다니면서 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인터넷 라디오 전용 단말기들이 새로운 컨슈머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며 주목할만한 인터넷 라디오 단말기들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현재 출시된 제품을 한번 살펴보자. 마우스 업체로 유명한 로지텍은 ‘스퀴즈 박스’라는 인터넷 라디오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있다. 이 제품은 인터넷 라디오방송이나 PC에 저장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집안에 있는 스테레오시스템과도 연결해 쓸 수 있다. 가격은 200달러에서 400달러까지 다양한 모델이 구비되어 있다.

일본 전자업체인 산요는 ‘R227’이라는 인터넷 라디오 단말기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아마존 닷컴에서 180달러선에 팔린다. 1950년대 산요가 출시했던 `KLH 모델 8‘ 라디오의 디자인과 기능을 상당 부분 채용,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튜너를 내장하고 있기때문에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뿐 아니라 일반 라디오처럼 FM 방송도 들을 수 있다.

유럽 가전 업체인 필립스는 `스트리미움‘ 이라는 브랜드의 인터넷 라디오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인 `NP 2900/37` 모델은 300달러선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PC나 맥 컴퓨터에서 저장된 음악을 불러와 출력할 수 있다. 4개의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고 30와트 출력을 지원한다.가입자 기반의 음악 서비스인 ’랩소디`도 청취할 수 있다. Myine사는 120달러짜리 인터넷 라디오 단말기를 내놓고 있는데 1만1000개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가운데 선택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굳이 인터넷 라디오 전용 단말기를 구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 라디오를 즐길 수도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AOL 라디오’는 25개 장르의 200개 인터넷 방송국과 150개의 CBS 라디오 방송국을 즐길 수 있다.

공영 라디오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나와 있다. 3달러 짜리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인 ‘퍼블릭 래디오앱’은 300개의 공영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으며 `판도라`, `last.fm` 등은 아이폰용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OS용으로도 나와 있다. 블랙베리 사용자라면 `플라이캐스트`,`슬랙커 라디오` 등 인터넷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청취할 수 있다.

최근 라디오의 변신을 보고 있노라면 올드 매체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한때 라디오 시대의 종언이 예견되기도 했으나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인터넷 라디오와 전용 단말기를 앞세워 라디오의 변신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될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