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인터넷 전화, 中企도 고려해야

 삼성전자의 인터넷 전화기 시장 진출은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KT 등 통신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인터넷 전화기를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제조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인터넷 전화기 시장 진출의 이유에 대해 장비에서 단말기까지 모든 포트폴리오를 찾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인터넷 전화기 시장 진출은 급부상하는 전화기 교체 수요 시장을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인터넷 전화기 시장 규모는 2009년 기준 3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통신 업체들이 인터넷전화 서비스에 힘을 쏟으면서 350만 가입자가 늘어났다. 여기다가 인터넷 전화기 보급이 늘고, 해외의 인터넷 전화기 교체수요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시장을 놓치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의 인터넷 전화기 사업 진출에는 고려해야할 점도 있다. 사실 인터넷 전화기 신규 수요는 중소 통신업체에게는 가뭄에 단비 역할을 했다. 1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인터넷 전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 소식에 인터넷 전화기 중소기업들은 당황했다. 인터넷 전화기 시장 진출에 따른 파장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와 경쟁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삼성전자의 인터넷 전화기 시장 진출은 전적으로 기업 자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확산되는 인터넷 전화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에서 단말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은 타당하다. 삼성이 충분히 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삼성은 국내에서 또하나의 역할이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가는, 전자산업을 이끌고 가는 맏형으로서의 역할이다. 인터넷 전화기 사업을 둘러싼 국내 기업의 걱정을 풀어줄 현명한 해법을 먼저 만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