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콘텐츠 DRM, 해커에 뚫렸다

아마존 킨들 e북 콘텐츠의 디지털 저작권 보호기술(DRM)이 해커에 의해 무장해제됐다.

PC월드, C넷은 아마존 킨들 e북 콘텐츠를 인증받지 않은 다른 기기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호해주는 DRM이 해커에 의해 뚫렸다고 27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킨들용 콘텐츠를 ‘.azw’ 형식으로 판매하는데 이는 일종의 DRM기술로 킨들 e북 단말기나 PC용 킨들을 설치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파일을 불법으로 인증받지 않은 기기에 담을 수 없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등지의 해커들이 잇따라 DRM을 해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나는 양배추를 사랑해(I♥cabbages)’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미국인 해커는 ‘사기 치지않는(Unswindle)’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PC용 킨들 애플리케이션에 저장된 전자책을 다른 파일 형식으로 변환해 다른 기기에 저장할 수 있다. 이 해커는 “아마존 콘텐츠 해킹프로그램인 ‘MobiDeDRM’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이 프로그램은 업그레이드된 PC용 킨들도 해킹할 수 있다”며 “아마존이 업데이트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해킹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개인 블로그에서 밝혔다.

이스라엘의 해킹포럼에는 킨들 e북 콘텐츠를 PDF파일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해커의 소식이 올라오기도 했다. ‘라바(Labba)’라고 불리는 자신의 해킹프로그램이 이스라엘 해커는 킨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e북 콘텐츠를 PDF파일로 변환해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킨들 해킹에 성공한 한 네티즌은 “이번 학기와 다음 학기 교재 중 일부가 킨들용으로 10달러 밖에 안 하는데 종이책으로는 30달러”라며 “이미 다른 e북 단말기가 있어서 킨들을 구매하고 싶지 않았는데 프로그램 덕분에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아마존은 이번 해킹 프로그램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