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아직도 방황하는 4대강 IT

[ET단상] 아직도 방황하는 4대강 IT

 올 4월에 4대 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이 발표되자 IT 내용이 전무하다는 비판이 관련 업계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6월에 발표된 수정안은 일부 IT 내용을 포함했다. 하지만 이 역시 IT를 하기 위한 예산과 조직, 전략 등이 없어 여론무마용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지난달 착공된 4대 강 사업 내용에 IT 관련 의미있는 내용은 전무하다. 늦게나마 이러한 우려를 인식한 국토부가 건설기술연구원으로 하여금 4대 강 IT 적용을 위한 ISP(정보화전략계획)를 서둘러 이달 안에 수립하도록 하였다.

 현재의 국토부 위주 ISP는 타 부처에서 필요한 4대 강 IT를 반영하지 못해 향후 중복 구축에 따른 예산 낭비와 업무 비효율성도 우려된다. 특히 홍수와 가뭄 대처, 수자원 확보, 수질개선 외에 수변생태공간 활용, 강 중심 문화발전과 관광자원의 확보, 기업 투자의 유치 등 광범위한 4대 강 사업 목적을 고려하면 범부처 간 IT 활용이 필수란 점에서 우려가 크다.

 따라서 4대 강 IT를 위한 보완이 시급하다. 첫째, 4대 강과 관련된 부처 업무 중 IT가 필요한 분야를 망라하는 통합 ISP작업이 급선무다. 향후 4대 강 사업 이후 국토부 하천관리와 환경부 수질관리, 보를 중심으로 수변생태공간을 활용하는 주민이나 지자체, 나아가 문화와 관광, 휴양 등 다양한 테마의 지역명소를 가꾸는 농식품부의 금수강촌사업 등에서 필요한 정보는 유사성이 크다. 따라서 사업 초기에 각 부처와 지자체에 필요한 정보를 일괄 취합해 센서와 네트워크, 서버 등 정보통신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효율적인 정보 획득과 제공, 관리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보의 중복 구축을 방지하여 예산도 줄이고 무엇보다 4대 강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둘째, 통합 ISP는 단순한 ISP가 아닌 향후 4대 강 주변지에 친환경 그린시티 개발을 위한 국가차원의 IT 청사진과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4대 강 사업 초기 3년간의 보 건설과 준설, 생태하천 조성 등은 정부예산에 의존하나 이후 진정한 강 중심의 문화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기업투자가 필수다. 즉,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기업이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건강식품이나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u헬스 등 첨단 IT 기반의 실버타운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u-IT와 녹색 IT가 결합한 그린시티 조성을 위한 국가차원의 IT 청사진과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 투자는 물론이고 수자원공사의 수변단지 개발이나 농식품부의 금수강촌사업도 추진이 용이하다. 4대 강 사업은 단기적으론 국토부와 환경부가 주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기업, 지자체 중심의 지역개발이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4대 강 IT 컨트롤타워가 급선무다. 정통부 업무가 방통위와 지경부, 행안부 등으로 나뉜 지금, 범부처를 아우르는 통합 ISP나 로드맵의 제시, 관련 예산 확보 등을 위해선 필수다. 지금까지 4대 강 IT가 주인 없이 방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따라서 IT특보에게 4대 강 관련 책임과 권한을 일부 위임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없이는 다양한 부처의 정보의 통합과 융합을 통한 대단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IT의 장점을 살리지 못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4대 강’이 아닌 ‘도랑만 치는 4대 강’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계현 인하대교수 지리정보공학 kyehyun@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