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아이폰 헤비 유저 데이터 사용 제한”

아이폰 헤비 유저 데이터 사용량 제한 하기로

애플 아이폰의 미국 지역 전략적 파트너인 AT&T가 폭증하는 아이폰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아이폰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AT&T가 아이폰을 통해 발생하는 과도한 트래픽이 다른 가입자들의 정상적인 이용을 방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 아이폰의 트래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0일 보도했다.

랄프 드 라 베가 AT&T 무선고객부문장은 “구체적인 방안은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스스로 사용량을 줄이는 가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AT&T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에는 △아이폰 가입자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가격을 올리거나 △과다 사용자들에게 트래픽 사용량을 줄이는 조건으로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거나 △노트북PC에 꽂아쓰는 통신 모듈의 데이터 사용량을 제한하는 등이 포함돼 있다. AT&T는 이를 위해 인근 가입자들의 정상적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임의로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약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AT&T의 이번 결정은 이미 예견돼 왔다. 아이폰이 전세계 모바일 트래픽의 50%를 차지한다는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의 조사결과가 밝혀진 데다 설비 증설에 한계를 느낀 AT&T가 수차례 언급을 통해 사전 정지작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번스타인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가 한명이 한달 평균 사용하는 데이터량은 다른 사용자들의 5∼7배에 달한다. 또 이들이 내는 월 평균 요금은 95달러로 다른 이용자들의 2배 남짓이다.

관건은 기존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을 어떻게 설득해내냐는 것. 가입자들이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지가 의문이며, 인센티브를 도입할 경우 이용자 차별 문제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외신들은 “규제 당국인 FCC도 무선 데이터 폭증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만큼 논란은 있겠지만 합의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