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MAMA, 대중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를 말하다

[ET단상] MAMA, 대중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를 말하다

 ­MAMA, 대중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를 말하다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은 2007년 말 15억5539만달러를 넘어 전체 국내산업의 3.8%를 차지며 효자 수출군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외형상의 호조와는 달리 실제 속내는 한류 수출의 주요 부문으로 자리했던 드라마·방송·출판 부문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온라인게임 시장의 확대에만 의존해 근근이 기본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특정 분야에 편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는 한 분야의 시장이 악화됐을 때 전 문화 콘텐츠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가 기간사업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 전 분야의 다변화와 균형있는 성장이 필수적이다.

 1990년대 중반 중국에서 ‘한류’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던 음악산업의 현실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음반 시장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함께 찾아 온 불법 음원에 의해 무너졌고 음악 콘텐츠의 미래를 열어 줄 새로운 시장 개척 또한 미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엠넷미디어에서 아시아 음악 시상식 2009 MAMA(Mnet Asian Music Awards)라고 하는 색다른 이벤트를 개최해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시상식의 공정성, 보이콧 사태를 떠나 아시아 전역으로 시야를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시도다. 과거 시상식은 특정 가수의 수상 여부에 연연하고 기획사와 방송사 간의 파워 게임 등으로 국내용 콘텐츠에 국한해서 사고했던 편협성을 벗어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스포츠 경기를 제외하고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사상 최초로 아시아 주요 10개국에 동시 생중계됐던 MAMA는 근시안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국익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지당하다.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로 인한 파급 효과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지금까지 음악 업계는 대형 음악 기획사들 중심으로 해외 에이전시에 막대한 돈을 주어가며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투자 회수에도 실패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콘텐츠를 해외에 생중계하면서 판권 수출로까지 어어지고 해외 시장에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성과도 전망된다. 패션, 캐릭터, 출판사업 등 파생영역도 고려할 때 그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들다.

 나아가 해외 기업의 자본 유입도 기대된다. 아시아 전역에 방송되는 콘텐츠는 글로벌 기업이 탐낼 원초적인 소스로 작용한다. 향후 이런 글로벌 시상식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로케까지 성사된다면 해외 자본을 통해 국내 콘텐츠를 생산하는 루트도 마련할 수 있다.

 21세기는 다문화, 다국적 기업의 시대다.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언어 장벽이 낮은 음악 콘텐츠는 기업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마케팅 수단이다. 실제로 막대한 자본과 음악 시장을 보유한 중국 기업이 한국 측에 공연 기획을 의뢰하거나 콘텐츠 투자를 제안하는 사례가 확대되는 추세다.

 비·동방신기·빅뱅·2NE1·원더걸스·2PM·보아 등 아시아 한류 재점화에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재능있는 아티스트가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글로벌 이벤트의 확산은 분명 향후 수출 산업의 효자 브랜드 몫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제 국내에서 우열을 다투기보다는 글로벌 시상식 퍼포먼스를 통해 해외 시장을 확보하려는 지혜와 단합이 절실한 때다.

 서병문 단국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bmsuh@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