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SOS’, 삼성ㆍ애플 따라잡을 수 있을까

소니가 내년 부활을 위해 MP3플레이어, 노트북PC, HDTV, 게임콘솔 등 소니의 모든 기기에서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올인원’ 온라인 서비스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대거 보유한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려 삼성, 애플 등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영화와 음악, 게임 등을 모두 모은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소니온라인서비스(SOS)’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비롯해 TV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또 전자책(e북), 휴대폰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도 올리는 등 애플의 아이튠스 같은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스트링어 회장은 “소니의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콘텐츠 시장에서 최고의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하드웨어는 애플보다 더 내구성이 강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소니는 이번 콘텐츠와 하드웨어 융합전략을 그간 추락했던 회사를 살리는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지난 10년간 소니는 그들이 지배해왔던 분야를 하나하나 경쟁사에게 내줘야 했다. 평면TV 시장은 삼성이, 콘솔게임 분야는 닌텐도가 차지했다. 심지어 소니가 전통적으로 장악하고 있던 캠코더 시장마저도 150달러가 안되는 포켓 사이즈의 제품을 공급하는 플립비디오와 같은 업체의 급부상으로 흔들리고 있다. 경제위기까지 닥치며 소니는 올해 실적을 950억엔(약1조2210억원) 손실로 전망하고 있다.

스트링어 회장은 SOS가 모든 제품의 판매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니 캠코더로 찍은 사진을 소니 TV로 보기 위해 연쇄적인 구매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캠코더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서버에 보관하는 데 이용료를 받는 등 부가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이래로 소니는 콘텐츠와 하드웨어 결합을 선언해왔다. 그동안 TV를 인터넷에 연결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비아 링크’, 소니 기기들 사이에 파일을 공유하는 ‘미디어 고’ ‘아이비오’ 등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이렇다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링어 회장은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간의 갈등은 물론이고 개발자들 사이에도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고 애플의 아이팟 비지니스를 능가하는 승리 공식을 써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