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에너지 소사이어티-­지금 세계의 화두는 에너지다

[클로즈업] 에너지 소사이어티-­지금 세계의 화두는 에너지다

 ◇에너지 소사이어티-지금 세계의 화두는 에너지다

 이동헌 지음, 동아시아 펴냄.

 세계 아홉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라, 수출품 가운데 석유화학제품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제조업 에너지 소비가 21.4%나 증가한 곳… 한국이다.

 그 한국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곳… 인천국제공항이다. 1년에 5만3053toe를 쓴다. 1toe는 원유 1톤이 내는 열량인데, 승용차로 서울과 부산을 16번 정도 오갈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를 다시 전력량으로 헤아리면, 일반 가정에서 1년 8개월 동안 쓸 수 있다. 결국 인천국제공항은 일반 가정이 8만8421년간 쓸 에너지를 1년마다 꿀꺽 삼키는 셈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4만1601toe), 롯데월드(3만3039toe), 서울대학교(3만2695toe), 코엑스(3만2138toe)도 에너지를 먹는 공룡으로 분류됐다.

 또 500㎖ 들이 ‘코카콜라’ 한 병을 만들 때마다 이탄화탄소 168g이 나오고, 210g짜리 제일제당 ‘햇반’도 탄소 329g를 배출하며 만들어진다.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에어버스 330’도 탄소를 142㎏이나 토해낸다.

 곳곳에 탄소 공룡이 지나간 발자국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어바인 주립대, 파리 소르본 경영대학 등에서 여러 학문을 공부한 지은이 이동헌의 눈에 걸려 모습을 드러냈다.

 지은이는 탄소를 ‘또 다른 세계 권력의 키워드’로 보았다. “에너지 패권 쟁탈전이 시작됐고, 에너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선진국도 개발도상국도 아닌 국가로서 세계 탄소 감축 의무를 덥석 받아들 것인지, 내실 있게 준비해 경쟁력을 키울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는 “녹색성장이라는 슬로건이 녹색 인프라 구축을 마술적으로 이루어내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특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경제성장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녹색기술에 투자하며, 인류 문명의 모든 산물을 전체적인 흐름에서 이해하고 교육해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때”라고 주장했다. 그의 결론은 “창조적 지혜와 상상력”이다. 1만3000원.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