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인터넷의 `제2의 도약`을 위해

[ET단상] 인터넷의 `제2의 도약`을 위해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느낄 수 있듯,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가장 발달된 국가 중 하나다. 한국통신(현 KT)이 1994년 ‘KORNET’의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은 대중화의 길로 들어섰으며, 우리나라는 불과 15년 만에 인터넷 이용자 3536만명(세계 8위, 2008년 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594만명(세계 7위, 2009년 6월 기준)에 이르는 인터넷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랑스러운 통계수치는 유선인터넷에 한정된 것이다. 무선인터넷으로 시선을 돌려 보면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최근 언론에 기사화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월 평균 이동통신요금 대비 데이터 요금비중(2008년 기준)은 17%로 미국(25.5%), 중국(27.2%), 영국(27.8%), 호주(32.4%), 일본(41.0%) 등에 비해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내외적 이미지에 비춰 보면, 자못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무선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해서 사용을 안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우선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무선통신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3G 이동통신망(WCDMA)은 이미 전국망이 구축돼 있으며, 와이브로(Wibro)는 2006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무선랜(WiFi)도 대도시 핫존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무선인터넷 사용이 부진한 이유가 인프라(공급) 측면이 아니라면, 그 원인은 사용자(수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스마트폰) 부족과 비싼 요금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는 값싸고 편리한 유선인터넷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무선인터넷을 굳이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장애 원인이었던 단말기와 요금 문제가 점차 해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아이폰 등 다양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유선인터넷에 버금가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며, 또한 완전자유요금제 등 정액제 요금의 출시로 이러한 무선인터넷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유선과 무선을 융합한 FMC 서비스도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인터넷 환경은 유선인터넷에서 무선인터넷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 돼 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WCDMA, 와이브로, 와이파이 등 무선인터넷을 위한 인프라와 열정적인 인터넷 사용자 등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다양한 스마트폰 출시와 저렴한 요금제를 통해 무선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는 연관산업의 발전을 촉진해 우리나라 IT산업을 다시 도약시킬 것이며, 소비자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누리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유선인터넷 강국’이라는 지위를 지켜 왔으며, 이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무선인터넷 강국’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우식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 kws@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