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사각지대`

6개 은행만 가능…`PDA뱅킹` 수준 불편

 스마트폰이 모바일뱅킹 사각지대에 놓였다.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은행과 이통사, 휴대폰 단말기 업계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3일 전자금융 업계와 스마트폰 이용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기초적인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은 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NH농협·SC제일은행·광주은행 등 6∼7개에 불과하다.

 이들 은행도 10여년 전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PDA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 운용체계(O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WM)에 불과하며, 버전도 현 6.0∼6.5버전에 한참 뒤처진 5.0 버전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출시될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스마트폰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는 아예 지원이 안된다.

 KT가 서비스를 시작한 유무선통합(FMC) 휴대폰도 윈도모바일 OS를 사용하고 있어, 이달 선보이는 FMC 휴대폰 중 스마트폰은 모바일뱅킹 기능이 빠져 있다.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스마트폰 사용자의 불만은 고조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 조정화씨는 “스마트폰에서는 버추얼머신(VM) 뱅킹이나 금융 유심(USIM)칩 서비스가 아예 지원이 안 되는데다 PDA 뱅킹 서비스의 OS마저 이전 버전으로만 지원되는 탓에 제대로 된 모바일뱅킹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뱅킹을 원활하게 이용하려면 은행, 이통사, 휴대폰 단말기 업체 모두 서비스를 위한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이통사나 휴대폰 단말기 업체도 스마트폰 단말기별로 각 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들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은행들이 현 VM뱅킹이나 인터넷뱅킹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스마트폰 OS별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비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스마트폰뱅킹 관계자는 “PDA뱅킹은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는 수준으로 진정한 스마트폰 뱅킹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은행별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400명 수준으로 OS별로 개발하는 것이 비용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결제원은 내년 1월부터 전국 제1·2 금융권이 공동으로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를 위한 ‘스마트폰 뱅킹 시스템(가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OS별로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참여 은행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이용자가 적기 때문에 공동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은행들이 여전히 소극적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원이 가능해도 인터넷뱅킹과 같이 적금 가입 등 다양한 은행 업무를 이용하기는 부족한 기본적인 거래만 가능한 수준에 그칠 것이며 3G망 이용도 PDA 뱅킹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모바일뱅킹 이용은 당분간 ‘답답 뱅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