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서비스산업, 사람이 중심이다

[ET단상] 서비스산업, 사람이 중심이다

인터넷과 통신수단 발달에 따라 넘쳐나는 정보 때문에 근력이나 하드웨어보다 브랜드·스토리·서비스 등 소프트파워가 부각되면서 여성들이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여성성이 새롭게 부각되는 징후로 볼 수 있다. 이제 기업도 고객을 놓치면 몰락하거나 쇠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소비의 영향력도 여성이 훨씬 커졌으며 남성이 주도했던 제품보다 여성이 생산하는 서비스 분야 역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30대, 40대, 50대 남성이 제조업을 주도해 왔다면 서비스업은 현재 20대, 30대 젊은 여성이 주축이다. 서비스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단계에 있다. 고객과 서비스 생산자가 만난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서비스 생산자는 대부분 젊은 사람이다. 서비스는 사람이 중심이다. 서비스는 직접 얼굴을 마주 보거나, 전화 음성 또는 이메일이나 인터넷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서비스업은 원가가 없는 대신 서비스 생산자의 인건비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서비스는 제품생산과 비교하면 서비스 주체인 사람이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알 수 있다.

 서비스는 사람이 중심에 있으며 또 사람과의 소통이 핵심이다. 제조업이 물건을 상대로 엄격한 품질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제조공정을 요구했다면 서비스는 직원이 고객과의 소통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제조업이 공장에서 물건을 상대했다면 서비스는 전화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성별·국적·성격·취향 등 너무나 다양하고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서비스는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유리하다. 타인을 배려하고 서로 협의하고 관계를 중시하는 서비스업은 모성애를 가진 여성이 당연히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섬유산업을 포함한 경공업 그리고 자동차·철강·조선·화학공업이 나라경제를 이끌어 왔으며 IT산업에 이어 문화·바이오·금융·미디어·로봇·에너지 산업 등 미래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땅에서 70%에 이르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산업은 서비스 산업이다. 영세상인을 비롯해 유통산업, 병원의료업, 콘택트센터산업, 관광산업, 교육 및 행정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산업군이 있다. 국내 서비스 산업의 이해는 여전히 낮은 편이며 서비스 생산성 역시 낮은 게 사실이다. 사람이 중심인 서비스가 과연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인가. 서비스 산업을 지금까지 과소평가했다면 앞으로 서비스 산업보다 더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 과연 존재하겠는가. 기존 서비스 산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서비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문 인력양성과 병행해 서비스 R&D 강화로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접목시킨다면 이번 불황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서비스기업을 배출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정부는 전통 서비스 산업의 성장기반을 적극 확충하고 고급인력이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인프라 구축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양질의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고, 머지않아 국제 경쟁력있는 서비스기업들이 약진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강정환 에이치유서비스 사장 tikang21@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