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국어 IDN시대, 우리가 주도해야

이르면 내년 중반께 영어 외의 한글 등 다른 언어로 인터넷주소를 만들 다국어 국가 최상위 도메인(IDN)이 도입된다.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에 따르면 이달 30일 IDN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이 통과되면 영어 일변도의 도메인 체계에서 다국어 중심의 국가 최상위 도메인 시대로 접어든다는 의미다.

 그동안 인터넷은 미국이 주도해 왔다. 기반은 영어로 만든 인터넷주소였다. 미국은 ICANN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면서 도메인 및 도메인에 필요한 루트서버 관리 권한을 가지고 세계 인터넷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다국어 IDN이 도입되면 ‘한글.한글’ 주소가 일반화되고 상용화된다. 그렇게 되면 ‘www.etnews.co.kr’ 대신 ‘전자신문.대한민국’을 입력하면 전자신문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사실상 인터넷 도메인의 영어 독점시대가 가고 다국어 시대가 도래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응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를 위한 ICANN에서의 정부 활동도 평가할 만하고, 국내 작은 벤처기업인 ‘넷피아’의 노력도 주효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면서 자국어 인터넷주소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세계 첫 시도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기술·산업적으로도 다른 나라를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미래 인터넷주소를 주도한다는 것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국어 IDN시대의 도래는 그래서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 미국이 법·제도적으로 인터넷산업의 종주국의 자리를 꿰찼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대응과 준비 여하에 따라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