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한글자판 통일시킨다

휴대폰·PMP·IPTV 등 IT단말기 한글자판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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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국내에 출시되는 휴대폰과 PMP·IPTV용 리모컨 등 각종 정보기술(IT) 단말기의 한글 입력 자판을 단일 표준 방식으로 통일한다.

 19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다음 달 관련 업계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민원이 제기돼왔던 휴대폰 한글자판을 포함한 각종 IT 휴대단말기의 한글 입력 키패드 표준화·통일화 작업에 본격 착수, 조만간 표준화한 입력 방식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간담회 참석 대상 업체와 기관은 기표원을 비롯해 삼성전자·LG전자·KT·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이다. KT는 LG전자 휴대폰의 한글 입력 방식인 ‘나랏글’의 특허 보유사 자격으로, 조관현 디지털네임즈 대표는 삼성전자 한글 입력 방식인 ‘천지인’의 개인 특허권자 자격으로 각각 참석한다.

 조 대표 측은 최근 기표원을 방문해 “중소기업과 개인 사용자를 위해서라면 개인 특허권을 포기하고 천지인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인과 나랏글의 특허 종료 시한은 각각 오는 2015년과 2016년이다. 하지만 이때까지 기다린 뒤 표준화 작업에 착수하기에는 일반 국민의 불편이 너무 크다는 게 관계 부처의 지적이다.

 기표원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을 중심으로 업계 중론을 모아 강제 인증 방식이 아닌 권고형으로 표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기표원 관계자는 “휴대폰 한글 입력 방식에만 200여개의 크고 작은 특허권이 얽혀 있다. 표준화 자체가 자칫 반시대적·반시장적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기표원은 우선 개인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나 디지털·인터넷TV용 리모컨 등 대부분 중소기업이 제조하는 각종 휴대단말기의 한글 입력 방식부터 표준화한 뒤 휴대폰도 자연스럽게 이를 따라 오도록 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복안이다.

 남인석 기표원장은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가장 표준화를 원하는 분야가 바로 ‘휴대폰 한글 입력 방식’이다.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정병국 의원(한나라당)은 “한글 입력 방식 표준화 작업은 이용자 편의 증진과 IT 디바이스 활성화 측면을 고려할 때, 제조사의 반대를 이유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방통위가 표준화 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신중한 태도다. 기술적으로는 휴대폰 한글 입력 자판을 단일 표준으로 할 수 있지만 특허권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연관돼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전에도 정부와 제조사 간에 휴대폰 한글자판 단일 표준 논의가 있었다. UI 등과 연결되는 만큼 시장과 기술에 영향이 있어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 측은 “다음 달 간담회와 관련해 참석을 요청받은 바 없다. 한글자판 단일 표준은 각 사가 가진 특허권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혼재돼 한글자판 단일화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