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新 인터넷] (1-3)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핫라인 이용해보니

[2009 新 인터넷] (1-3)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핫라인 이용해보니

 “모니터링 절차를 좀 더 간소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똑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여러 사이트에 있을 경우에는 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매일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들 중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핫라인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KISO가 지난 4월 ‘신고하기’를 통해 이용자가 음란, 불법 게시물이나 명예훼손 게시물을 신고하면 NHN·다음커뮤니케이션 등 7개 회원사에 동시에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핫라인을 개설했으나 아직 이용은 저조한 편이다.

 이 와중에 핫라인을 이용해 문제있는 콘텐츠를 신고하기도 하고 적극적인 정화활동을 펴는 이용자가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 전자 방명록업체에 근무하는 정형기씨(33·남). 전남 광주에 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가을 연예인 자살 사건을 둘러싼 악플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고제도와 핫라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하루 3∼4시간은 인터넷 공간을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KISO의 핫라인은 불법 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을 이용자가 캡처한 사진, 사이트 링크 주소, 회신받을 연락처를 보내면 심의를 거쳐서 삭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정씨는 “문자나 e메일로 연락받는 데 보통 24시간 미만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의 활동은 비단 KISO뿐만이 아니다. 이미 사이버 명예경찰인 누리캅스로 활동하면서 인터넷포털의 고객센터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신고제 이용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다보니 각각 규제 채널에 대한 장단점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파악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도 운영하기 때문에 회신이 빠르고, 문제가 되는 게시물도 신속하게 삭제한다는 점에서 포털사이트가 직접 운영하는 고객센터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다”는 게 정씨의 평가다. 방통심의 신고제도나 KISO의 핫라인은 심야 시간대 운영이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는 것. 여러 회원사에서 동시 처리가 되는 점은 KISO 핫라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KISO 핫라인이 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누리캅스와 같이 교육을 받고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신고할 때 절차를 간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0건만 신고해도 시간소요가 많기 때문에 똑같은 내용의 글을 여러 개 반복해서 올리면 한 번의 신고로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모니터링이나 핫라인이 인터넷의 역기능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 누리캅스의 집중 단속 기간 등에는 사이버 도박이나 마약 관련한 글들이 노출이 되지 않을 정도로 꼭꼭 숨어 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다시 올라오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는 역기능을 줄이는 방안으로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는 층이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교·기관 등에서 활용 교육을 하고 인식을 심어주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