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료 경쟁 불붙었다

초당 과금제 도입…9년만에 가입비 할인

 우리나라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통신비 과금방식이 현재 10초당 18원에서 1초당 1.8원으로 바뀐다. 또 장기 이통가입자 요금도 5∼25% 인하하고 가입비도 6000원∼1만5000원 가량 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0년 가계통신비는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와 비교해 17∼18%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통신재판매제도(MVNO) 등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내년에는 이명박정부 대선공약인 가계통신비 20% 인하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신업계는 요금인하 효과를 반영한 각 사별 차별화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선보임에 따라 지금까지 사업자간 엇비슷했던 통신요금체계가 확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은 27일 요금인하 정책 발표를 통해 “사업자들이 정부가 제시한 요금인하 기본 방향에 따라 자율적으로 협조해 옴에 따라 통신시장에 처음으로 요금경쟁이 도입되게 됐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이에 따라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이미 결합상품 출시 등으로 가계통신비가 9∼10%가량 준데다 이번 인하안으로 인해 추가로 7∼8% 가량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각종 요금제도의 요금인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는 2011년께는 이통 요금이 2조 1000억원 정도 절감돼 추가적으로 10% 가량 요금인하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역시 요금인하와 차별화된 요금체계 도입으로 요금인하 압박 해결과 요금마케팅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 잡는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요금을 기준으로 시장 요금이 결정되는 구조에서, 각 사가 특색있는 요금제를 제시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쟁 체제가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각 사별로 내놓은 요금할인 방식은 가입비 인하·무선인터넷 요금 인하·1초당 과금방식 도입·장기가입 할인 강화 등으로 순차 도입되는 요금 인하 정책 효과로 2011년에는 2조원 이상의 요금할인 효과가 나타나 가계통신비가 10%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배적사업자의 요금약관 신고에 따라 후발사업자들이 유사한 요금제를 내면서 비슷한 요금체계가 만들어지던 관행에서 탈피, 통신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요금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3사는 일제히 그동안 방통위가 요금인하 해법으로 제시해왔던 장기가입자 할인, 선불제 요율 인하,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 등 방안을 제시했다. 또 그간 3사가 갖고 있던 총 290개의 요금제를 70개로 대폭 단순화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각사별 차별화된 요금 할인 방식은 ‘가입자들이 스스로 요금 패턴을 파악해 요금제를 변경할 때 달성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부장은 “기본료, 통화비를 내리지 않는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며 “여러가지 인하 방안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소비자 입장에서 혼란을 느끼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심규호·황지혜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