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쇼핑’은 전자상거래로

 키높이 구두, 보정속옷, 빅사이즈 의류 등 ‘은밀한 상품’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기 부끄러운 상품들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돼 이제 웬만한 상품들은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쇼핑몰 업체들이 은밀한 구매를 돕는 서비스를 내놓는 점도 구매 촉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은밀한 상품들이 비수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종합쇼핑몰 롯데아이몰닷컴에는 올 초부터 ‘키높이 신발’이 꾸준하게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올라 있다. 옥션에는 ‘빅사이즈’가 지난 두 달 동안 10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휴가철인 지난 8월에는 ‘빅사이즈 수영복’이 검색 키워드 6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에는 ‘보정속옷’이 꾸준하게 인기 검색어로 올라 있으며 관련 상품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패션, 의류 등의 유명 브랜드들이 인기검색어 상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은밀한 상품 키워드의 선전은 이색적인 현상이다.

 이들 상품의 검색 비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들이 광고 등을 보고 들어오기 보다는 직접 검색해 구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목적 구매성향이 매우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롯데아이몰닷컴에서는 키높이 구두·깔창·운동화 등의 상품 검색이 매일 150회 이상 발생하고 있다. 또 이들 상품을 구매한 고객 중 80% 이상은 검색 키워드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해 은밀한 쇼핑을 돕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목적 구매 성향이 강한 소비자에게는 마케팅 활동들이 훨씬 잘 먹혀들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자동검색어 완성 기능으로 관련 상품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오픈마켓은 판매자에게 소비자 비밀 보장을 위해 택배송장에 상품명을 기재하지 않거나 다른 물품명을 적어 보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성배 롯데아이몰닷컴 기획팀 차장은 “키높이 구두, 빅사이즈 의류 등은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교 구매하기가 쉽지 않고, 상품 특성상 대면해서 구입하는 것을 꺼리는 고객이 많아 인터넷 쇼핑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은밀한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의 심리를 고려해 각 업체들이 서비스 개발과 함께 마케팅에 특히 신경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