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대체 왜 난리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대체 왜 난리지?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그라운드스웰-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의 저자 조시 버노프 포레스터 리서치 부사장이 다음달 3일 전자신문 초청으로 방한한다. 그는 9월 4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리는 ‘온라인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에서 ‘소셜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성공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조시 버노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소셜미디어 붐을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이라는 현상으로 명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도구인 ‘소셜 테크노그래픽스’의 개념을 창안, 소셜 미디어 분야의 거물로 인정받고 있다. 3일 방한에 앞서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라운드스웰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왜 이 시점에서 그라운드스웰 현상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라운드스웰이란 원래 먼 곳에서 발생한 폭풍 때문에 생기는 큰 파도를 의미합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오늘날 인터넷 공간에서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나 네티즌들이 싸이월드나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기업에 대한 발언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움직임은 인터넷 공간에서 거대한 파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갈수록 생존하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소셜 테크놀로지(소셜미디어) 붐이 혹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셜 테크놀로지 활용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실제적으로 콘텐츠 생산 활동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소셜 콘텐츠를 구독하거나 관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e메일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것처럼 머지않아 소비자들의 소셜 테크놀로지 활용도 역시 매우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기업들이 소셜 테크놀로지나 소셜 미디어에 접근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요.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중심에 놓고 사고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싸이월드에서 한번 활동해 볼까” 아니면 “블로그나 한번 해보자”하는 식으로 소셜 미디어에 접근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테크놀로지보다는 기업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저는 그라운드스웰을 이용하는 다섯가지 전략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라운드스웰 듣기(조사 연구활동) △그라운드스웰 말하기(메시지 확산) △그라운드스웰 활성화하기(최우수 고객과의 대화) △그라운드스웰 지원(고객 또는 네티즌간 상호 지원) △그라운드스웰 참여시키기(비즈니스 개선을 위한 고객과의 협업) 등 전략을 세워 소셜 테크놀로지를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라운드스웰의 의미를 깨닫고 가장 잘 대처한 기업의 사례를 꼽는다면.

 ▲아디다스·델·브렌텍 같은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아디다스는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고객들이 아디다스 축구화에 대해 좋은 소문을 퍼뜨리도록 유도했죠. 컴퓨터회사인 델은 소셜미디어에 ‘서포트 포럼’을 운영하면서 서포트 비용을 무려 19만달러나 절약했습니다. 믹서 회사인 브렌텍은 유튜브에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을 올려 회사 매출이 20%나 증가했지요. 이를 테면 아이폰을 믹서기에 넣고 믹서기에 가는 동영상을 올려 크게 히트를 친 것이죠.

 -반면에 실패한 사례도 있을텐데요.

 ▲그라운드스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는데 실패한 사례도 물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미국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데이브 캐롤이라는 가수가 수화물로 붙인 기타를 잘못 다뤄 망가뜨리는 바람에 곤혹을 치렀습니다.

 캐롤의 거듭된 항의를 무시하고 배상 요구에도 늑장 대처했지요. 결국 흥분한 캐롤이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부숴버려’라는 음악과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바람에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했어요. 이 비디오는 유튜브에 올라간 지 얼마 안됐는데 무려 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소셜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이나 방법론이 있습니까.

 ▲소셜 테크놀로지는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지만 기업들이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얼마든지 소셜미디어 공간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큰 프로젝트에 소셜 테크놀로지를 적용하기 보다는 작은 영역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소셜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본적인 원리와 감각을 익힌 후 보다 큰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는거죠. 직장 상사에게 ‘스폰서’ 역할을 맡김으로서 사업목표에 부합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처음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계획을 짜는 것보다는 계획을 심플하게 짜놓고, 실제 상황 진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SNS가 확산되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기업들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도구와 새로운 온라인 도구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까요?

 ▲전통적인 의미의 마케팅 활동이나 광고는 단기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에 SNS나 소셜 테크놀로지는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규모가 커지게 마련입니다.

 다른 마케팅 도구와 함께 SNS를 같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지 캠페인이 끝났다는 이유로 SNS 활용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SNS를 통해 지금 당신과 연결된 사람들은 미래에 진행될 캠페인의 핵심적인 자원입니다. SNS에서 고객들의 니즈를 좀 더 확실하게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한국의 소셜 미디어 발전단계를 평가한다면 어느 수준일까요. 다른 나라와 차이점은?

 ▲싸이월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은 소셜 네트워크 참여율이 다른 나라보다 매우 높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왜 한국에 싸이월드 이용자들이 많은지 연구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의 경험을 말한다면 향후 다양한 사이트 가입자들을 상호 연결해주는 포터블 ID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이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아직은 확신하기 힘들어요. 싸이월드 등 주요 사이트의 향후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요. 한국의 SNS 사이트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에게 마케팅 또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조언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로 고객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물론 새로은 트렌드의 테크닉을 익히는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일정 부분 학습과정도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은 기업보다는 오히려 서로를 믿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들에게 소셜 네트워크나 블로그에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면 고객들이 여러분에게 직접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 단순히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은 광대역 서비스망과 모바일 기술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의 소셜 테크놀로지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는 토양은 아주 충분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보다 혁신적인 소셜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