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비즈IT칼럼-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위한 준비 자세

 클라우드 컴퓨팅이 화제다.

 최근 주요 IT 전문가와 시장 분석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장 주목받는 기술 분야로 꼽고 있다. 기업 업무 환경이 웹으로 편입되는 것을 거스를 수 없었듯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모양이다.

 하지만 예전부터 IT분야에는 유난히 유행어가 많아서 이번에도 또 하나의 유행어가 등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하드웨어 벤더, 솔루션 업체, 통신 업체 등이 각자의 시각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을 해석하고 마케팅에 활용하기 때문에 혼란을 부채질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혀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이 아니다. 쓰는 만큼 과금이 된다는 측면에서는 유틸리티 컴퓨팅, 빌려 쓴다는 개념에서는 ASP 혹은 SaaS(Software as a Service),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등 기존에 화두가 되었던 개념과 맞닿아 있다. 남는 자원을 하나로 묶어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그리드 및 가상화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난 10여 년간 회자되고 도입됐던 IT 빅 트렌드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의 광범위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별 서비스에 대해 설명할 때 서비스 분야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서비스 대상에 따라 프라이빗 또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분하고, 서비스 계층에 따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SaaS 등 세부적인 영역을 명확하게 하면 용어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10여 년간 화두가 돼 온 기술들의 장점이 모인 것이다 보니 크게 기대하게 되지만 급히 먹다 보면 체하기 마련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 시행착오 없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알고 갈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표준화된 인프라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특정 기술 이슈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의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비스나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제공하는 업체가 얼마나 오랜 준비를 해 왔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할당되던 자원을 가상화해 여러 서비스에서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과 많은 노하우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더러 목격했기 때문이다. 혹 기존에 다른 이름으로 불리던 기술이나 서비스를 포장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바꿔 기업을 유혹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경우 서비스 제공 업체가 충분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해 축적된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어느 정도인지도 체크해 봐야 할 점이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나 솔루션을 만드는 것과 이를 서비스로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출시되어 상용화 수준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자원에 대한 의심을 거둘 필요도 있다. 이미 가상화 기술을 통해 기업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제공받는 서비스가 가상의 공간에 있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불안해 하는 기업들도 있다. 10년 전 IDC 서비스 초기에 IDC로 서버를 이전하는 일에 가졌던 불안과 거부감을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안정적으로 운영해 고객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나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가 보안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정보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 업체가 어떤 보안 기술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혹은 만약의 사태 발생 시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길 바란다. 보안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기술을 제공하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더욱 보완하고 강화해야 하는 중요 이슈다.

 해외에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AT&T, 버라이즌 등 통신 서비스 업체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 성공적인 IT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 년 전부터 KT가 인터넷 컴퓨팅 서비스(ICS)를 통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수는 30개를 넘어섰고, 사용자 데이터 규모도 2페타바이트에 이른다. 이 정도면 아시아 최대 규모로, 인터넷 인프라를 선도해 온 우리나라의 위상으로 볼 때 자연스럽다. 국내에서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이 상용 서비스 수준으로 운영되는 사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KT ICS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라면 한 번 정도 눈여겨볼 만한 참고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taeha@solbo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