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소재로 남들이 만들지 않는 게임 개발하고자 했다"

"선한 소재로 남들이 만들지 않는 게임 개발하고자 했다"

 이직이 잦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게 게임 업계다. 또 유행이 자주 바뀌는 게 게임 시장이다.

 최문영 넥슨 디렉터(33)는 이 상식을 깨고 있는 대표적 게임인이다.

 최 디렉터는 지난 2000년 넥슨에 입사, 10년이 다 되도록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최 디렉터는 생활형 게임이라는 한우물을 파고 있다.

 최근 게임 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 있다. 넥슨이 지난 11일부터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허스키 익스프레스’다. 이 게임의 개발 책임자가 바로 최문영 디렉터. 그는 생활형 게임의 효시인 마비노기 기획자 출신이다. 이후 마비노기 운영팀장을 거쳐 허스키 익스프레스 개발팀장을 맡게 됐다.

 최 디렉터의 입봉작인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개썰매’를 소재로 한 게임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설원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썰매견들과 한 팀을 이뤄 교역과 탐험을 하며 성장해나가는 내용이다.

 게임 하면 흔히 나오는 총싸움도 일어나지 않고 몬스터 사냥도 없다.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는 대결과 반목보다는 협력과 화합이 중요하다. 최 디렉터는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유쾌한 설원의 삶을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신선한 소재를 갖고 남들이 만들지 않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선함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기존 게임과 다른 내용에 당황할 수도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허스키 익스프레스만의 개성을 좋게 평가해주는 이용자가 반드시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초반 성적은 좋은 편이다. 신규 가입자 수가 첫 주말인 16일을 기준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흥행의 척도인 동시접속자 수도 1만명을 넘겼다.

허스키 익스프레스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약 2500건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게임 속 스크린샷을 사진 앨범처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내용으로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깜짝 이벤트에는 이틀 만에 300여건이 훨씬 넘는 유저가 참여하며 게임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최 디렉터는 앞으로 허스키 익스프레스에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아직 허스키 익스프레스 이용자는 설원의 방문자라는 느낌을 받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테마파크나 천문대 등 다양한 소재를 추가해 이용자들이 설원의 주민으로서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디렉터는 아울러 다양한 스토리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도 추가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다른 게임이 서사극이라면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시트콤처럼 만들고 싶다”며 “하나의 에피소드가 완결된 이야기 구조를 갖지만 그 에피소드들의 내용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문영 디렉터는 “온라인게임도 다른 문화콘텐츠와 마찬가지로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전투를 위주로 하는 게임이나 허스키 익스프레스 같은 생활형 게임이나 혹은 또 다른 내용의 게임이나 모두 각각의 가치가 있다”는 지론이 있다. 젊은 나이지만 뚝심을 갖고 또 다른 신선함을 찾아나서는 최 디렉터에게 게임코리아의 밝은 미래가 느껴진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