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 기업들 업무 활용도 늘린다

 인터넷 가상현실 사이트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기업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제 2의 인생길을 걷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대표 IT기업 IBM은 물론, 방위산업체 노드롭 그루만, 자동차 회사 닛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대표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를 임직원간 회의, 교육 등 내부 업무에 활용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국적 IT기업인 IBM의 경우, 전세계에 흩어져 있어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직원들을 위해 세컨드 라이프를 통해 연례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오프라인 콘퍼런스 담당자와 가상 세계 콘퍼런스 담당자가 머리를 맞대고 전체 행사 기획을 한 뒤, 가상 세계에 회의 주제별로 ‘섬(island)’을 만들고 참가할 직원들은 각각 아바타를 만들어 섬을 방문하면서 여러 논의를 진행하는 형식이다.

 댄 팍스 IBM 가상회의 담당자는 “각 국에 나가있는 75명의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오프라인으로 콘퍼런스를 하게 되면 적어도 15만달러는 든다”면서 “이번 사이버 콘퍼런스를 통해 비용을 7000달러로 줄이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방위산업체 노드롭 그루만은 새롭게 도입한 군사용 로봇의 사용 방법을 임직원과 고객에게 교육하기 위해 인터넷상에 스페이스 파크를 만들었다. 이들은 마치 가상현실게임을 하듯, 이 공간에서 신기술을 익히고 개선점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닛산의 경우 세컨드 라이프에 자동차 가상 자동판매기를 설치했다. 고객들은 이 가상세계에 들어와 닛산의 각종 신차들을 선택, 시운전도 해보고 여러 기능도 점검해 구매를 할 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닛산측은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확 줄였다고 설명했다.

 세컨드라이프는 2003년 미국 린든이 개발한 3D 인터넷 가상현실 사이트로, 이용자들이 자신을 아바타로 꾸미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이버 세계를 만들어 활동하도록 돼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가상 세계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하는데 이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했다.

 마크 킹든 린든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손쉽게 사이버 세계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접근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한편, 기업들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