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휴대폰이 지갑 대체"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끄는 모바일 결제가 한동안 수요가 뜸했던 미국에서도 대중화할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CNN은 ‘휴대폰이 당신의 미래 지갑’이라며 최근 휴대폰의 광범위한 보급과 데이터 서비스 이용 빈도 증가에 힘입어 5년 내 미국인들이 필수 소지품인 지갑·휴대폰·열쇠를 모바일 지갑 하나로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이미 은행과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정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행했지만 당시에는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휴대폰으로 음성 통화 외에 다른 기능을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데다 관련 기술에 대한 신뢰도도 낮았다.

 하지만 최근 포레스터리서치는 불과 5년 후에는 미국인들이 문을 열고 지하철을 타고, 신분을 확인하고, 상점에서 결제를 할 때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에드 카운츠 포레스터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사용자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휴대폰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져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음성 통화 외에 데이터 기능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급증해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통신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 휴대폰 가입자는 40억명이며 활용하는 기능도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다.

 미국 소재 삼성텔레커뮤니케이션스의 저스틴 데니슨 전략 부사장은 “이 수치는 휴대폰이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며 지갑을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바일상품개발 부문 더그 브라운 대표는 “모든 플라스틱 카드와 지갑을 없애고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준다는 점 만으로도 모바일 지갑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은 휴대폰을 지갑처럼 사용한다. 아이폰에 비행기 티켓을 업로드한 뒤 이 티켓에 포함된 디지털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외신은 향후 은행에서 발급받은 개인용 바코드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고 물품을 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조기 확산을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없지 않다.

 데니슨 부사장은 이에 대해 “미국에서 관련 기술이 아시아 지역처럼 발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릴리 코니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 국장은 “휴대전화가 지갑 역할을 하게 되면 더 자주 도난의 목표물이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