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2.0, 와이브로 적극 활용한다

방통위 `무선 네트워크 임대` 법령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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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통신망을 빌려 쓰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정책을 음성보다 데이터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한다.

 특히 기존 이동통신망에 이어 와이브로망을 MVNO 사업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어서 MVNO는 물론이고 와이브로 사업 활성화에 새 전환점을 마련할 전망이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KT·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MNO)들은 와이브로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고속 무선데이터 네트워크를 빌려 MVNO를 하는 이른바 ‘MVNO 2.0’에 직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실무적 준비에 돌입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국회에 제출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하위법령 제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MVNO 2.0이 개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중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통신서비스 재판매 의무화 방안 등을 담았지만 아직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개정안에 무선데이터 네트워크도 임대할 수 있도록 규정한만큼 도매제공 조건·절차·방법에 기존 음성뿐만 아니라 무선 네트워크를 빌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포화한 음성 시장은 MNO와 MVNO 간에 필연적으로 제살 깎기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데이터는 새로운 비즈모델 발굴로 MNO와 MVNO가 상생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단순한 MVNO보다는 애플(아이폰), 아마존(킨들) 등과 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MVNO 2.0로 전체 통신시장 파이를 키우면 상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MVNO 2.0은 미국·유럽연합(EU), 일본 등 MVNO를 운영 중인 나라에서는 새 사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애플, 아마존은 MNO로부터 데이터 네트워크를 빌려 전자책 서비스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음성 중심의 MVNO 시장에 진입했던 영국 세인즈베리, 미국의 ESPN·앰프, 프랑스 데비텔프랑스 등이 실패 사례로 떠오르면서 세계 통신업계의 시선은 MVNO 2.0으로 쏠렸다. 우리나라는 와이브로·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고속 무선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이 잘 돼 있어 그 어느 나라보다 MVNO 2.0가 활성화할 기반이 갖춰져 있다.

 KT·SK텔레콤 등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도 무선데이터 네트워크를 개방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논의된 음성 재판매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모바일VoIP 사업을 하는 등 기존 역무를 침해하는 상황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가입자들이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원하는 동시에 MNO들도 무선데이터 임대가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방법으로 여긴다.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MVNO2.0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와이브로가 MVNO 2.0의 새 기대주로 떠올랐다. 음성보다 초고속 데이터서비스에 적합한 와이브로망을 MVNO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데이터서비스도 활성화하고 와이브로 사업 침체도 극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티브로드 수원방송을 방문한 자리에서 “SO는 방송통신사업자로서 장래에 급격히 증가할 무선 데이터 서비스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재 희망하는 MVNO를 WCDMA에 그치지 않고 와이브로 MVNO를 겸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울러 자체적인 와이브로 망 구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