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통합 IT 정책 추진할 주체가 필요하다

[리더스포럼] 통합 IT 정책 추진할 주체가 필요하다

 얼마 전 7·7 사이버대란으로 세상이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많은 국민이 큰 심리적 충격을 받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사이버 테러가 어떠한 것이며 사회에 던진 충격이 얼마나 큰지 하는 인식과 이해가 확대되는 기회가 됐다.

 사이버대란을 접하면서 예전에 보았던 ‘다이하드 4.0’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았다. 이 영화는 디지털시대의 고속도로인 초고속인터넷망 설계와 관리가 취약하면 교통·통신·금융·전기·가스 등의 네트워크 파괴가 얼마나 쉽게 일어나고 사회가 공황상태에 빠지는지 실감나게 그렸다. 영화의 시작은 보안이 생명인 FBI가 해킹당하는 것으로 사이버테러의 위험성과 파괴력을 암시한다. 좀 더 보면 사이버테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터넷망 해킹과 원격조종은 물론이고 재정·공공시설에서 사용하는 폐쇄회로망 접근, 통신위성까지 원격조종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과연 이러한 일이 영화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실제로 그러한 일이 미래사회에 일어날지도 모른다. 지금은 초고속인터넷망·모바일 기기 발전 및 확산과 같은 IT 인프라 발달로 사이버테러에 의해 영화와 같은 사회 전체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한다. 더욱 큰 문제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특히 IT의 발달에 따라 시간과 공간 개념이 확장되고 시장도 통합되는 세계화가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위험도 세계화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IDS, AI, 광우병, 신종플루 등과 같이 국지적으로 발생한 사건이 퍼져나가서 세계적 이슈로 등장한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전 세계가 대응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인간이 환경을 인간에게 적응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오면서 나타난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류가 촉발한 재앙이다.

 IT에 의한 미래형 사이버테러는 어떠한 형태일까. 불확실성의 시대로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위협의 종류, 강도와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형태로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급변하는 세계화의 큰 패러다임 변화 중심에 IT가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의 3대 발명인 인쇄술·화약·나침반과 같이 IT도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 중의 하나다.

 IT는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쟁력인 큰 산업을 육성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 진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인으로서 인류와 사회에 영향력이 크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IT의 긍정적인 면을 확대·재생산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MB정부에서는 그린 IT와 녹색 R&D 정책으로 경제적인 부가가치창출에 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위협에 대한 국민안전, 사회적 약자를 위한 IT, 재해에 대한 안전 등 국민의 삶을 질을 위한 IT 정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균형을 이루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IT가 인류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면서 개발돼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활발한 사회적 논의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미래 위협들로부터 지혜로운 해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IT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행을 위한 국가차원의 통합 IT 조직,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주체로서의 조직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선화 순천향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교수/seonhwa@s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