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독점공급권 따내라"

"스마트폰 독점공급권 따내라"

 내년에 종료되는 아이폰·팜 프리·블랙베리 등 유명 스마트폰들의 독점 공급권을 둘러싼 미국 통신업체들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AT&T는 애플의 아이폰을, 버라이즌은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스톰을, 스프린트는 팜의 팜 프리를 각각 독점 공급해 왔다.

28일(현지시각) 뉴스팩터 등 외신은 미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아이폰의 대항마로도 꼽히는 팜 프리를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버라이즌은 새로운 블랙베리 스톰과 함께 팜 프리와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등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가격이나 출시일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버라이즌의 팜 프리 공급 시기는 스프린트가 보유한 독점 공급권이 종료되는 시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여 향후 스프린트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 봄 버라이즌이 팜 프리 공급 의지를 밝히자 스프린트 측은 팜과 자사 간 독점 공급 계약기간이 공개된 적이 없다며 반발한 바 있다. 그동안 스프린트의 팜 프리 공급 기한은 비교적 짧은 6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커런트애널리시스의 애비 그린가트 애널리스트는 “스프린트의 독점권이 일시적이었다는 점에서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버라이즌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역시 내년에 종료되는 애플과 AT&T 간 계약에도 파고 들어 아이폰 공급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이통사와 스마트폰 업체 간 협력의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처럼 유명 스마트폰 공급권을 두고 벌어지는 이통사 간 경쟁은 무선 서비스 부문이 경기침체와 실적악화를 극복할 최적의 대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 확인되듯 전반적인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 서비스의 선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은 비록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 수익 감소라는 실적을 냈지만 모바일 매출은 오히려 약 27% 늘었다. AT&T 역시 2분기에 아이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무선 데이터 매출이 37% 늘어난 34억달러에 달했고 이 기간 중 확보한 240만명의 신규 아이폰 가입자 중 35%가 AT&T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이었다. AT&T가 아이폰 독점 공급 계약을 2011년까지 연장하는 데 사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 법무부가 이들 대형 통신사의 이 같은 독점 공급권 계약과 관련해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 조사에 착수,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