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칵테일’로 음반 시장 판도 바꾼다

 애플이 올 연말께 터치스크린 기반의 태블릿PC를 내놓는다. 애플은 특히 EMI·소니뮤직·워너뮤직·유니버설뮤직 4대 메이저음반사와 협력해 태블릿PC에 최적화한 새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음반은 물론이고 게임, e북, 영화 등 디지털콘텐츠 시장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 화면 키운 ‘터치PC’ 내놓는다=27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출시할 태블릿PC는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태블릿 PC(인터랙티브 북)’다. 약 10인치의 터치스크린 화면을 장착했으며, 무선랜으로 애플의 파일관리 프로그램인 아이튠스에 접속해 멀티미디어 파일을 내려받고 실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이 프로젝트를 ‘칵테일’로 이름 지었다. 프로젝트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태블릿 PC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엔터테인먼트 기기”라며 “영화를 보기에 매우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대는 600∼1000달러로 예상됐다. 투자분석회사 오픈하이머의 얘이르 라이너 연구원은 “새 기기는 아이팟 터치의 크기를 키운 버전으로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신제품 공개를 9∼10월로 목표를 세웠지만 업계는 연말 쇼핑 성수기를 맞춰 정식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칵테일’로 음반산업 판도 바꾼다=업계는 아이팟, 아이폰 등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꾼 애플이 또 한번 산업을 뒤흔들지 촉각을 세웠다. ‘칵테일’의 핵심은 음원 다운로드 시장을 개별 트랙 중심에서 CD를 통째로 내려받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은 계속 성장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인기곡을 위주로 한두 곡씩 내려받는 데 그쳐 음반사의 고민이 컸다. 애플과 음반사는 소비자가 CD 전체를 온전히 내려받도록 CD에 달린는 앨범 재킷(booket)은 물론이고 가사·가수의 사진·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묶어 번들 형태로 판매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 관여한 익명의 관계자는 “음반 산업의 전성기를 되찾으려는 시도”라며 “음악을 듣는 동안 (애플의 태블릿PC로) 다양한 부속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산업도 기대=애플의 태블릿PC 출시 소식에 게임 업계와 e북 업계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영화사들은 애플과 구체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아이튠스에 제공하는 콘텐츠의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대형 게임사들도 재빨리 애플의 기기에 최적화한 게임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출판업계는 애플과 e북 리더 기능을 탑재할 것을 의논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업계 한 임원은 “아마존의 ‘킨들(e북 단말기)’이 구형 흑백 TV라면 애플의 태블릿PC는 컬러 평판 TV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기대에도 ‘칵테일’이 성공할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외신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끊임없이 태블릿PC를 밀어붙였지만 신통치 않았다”며 “이를 의식해 스티브 잡스 CEO가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