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잠금해제폰` 공식 유통

美 `잠금해제폰` 공식 유통

 이동통신사에 철저히 귀속된 미 휴대폰 시장에서 복수 이통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잠금장치 해제 제품이 최근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의 정식 유통 채널을 통해 본격 공급되면서 시장에 미칠 변화에 관심이 집중됐다.

 6일 CNN은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이 최근 미국에서 잠금장치를 푼 제품을 공식 유통 경로를 통해 공급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잠금장치란 특정 이통사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휴대폰을 타 이통사에서는 쓸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이를 해제할 경우 복수 이통사를 통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잠금장치를 푼 최신 제품인 N97과 W995a를 미국 내 자체 휴대폰 소매점과 웹 사이트를 통해 판매 중이다. 소니에릭슨은 잠금장치 해제폰을 구매한 고객에게 품질보증까지 해주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

 또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 체인에서도 잠금장치 해제폰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들 기업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미국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잠금장치폰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매년 각각 50%와 70%의 잠금장치 해제폰이 팔리는 것에 비해 미국 내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잠금장치를 풀면 가입자 정보를 담은 심(SIM)카드 교체를 통해 해외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편리하고 휴대폰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잠금장치가 걸려 있더라도 이통사가 보조금을 내주는 저렴한 휴대폰에 매력을 느끼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잠금장치 해제폰이 급속도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AT&T의 보조금 덕분에 잠금장치가 걸린 애플 아이폰3G 8GB는 99달러, 아이폰3GS 16GB와 32GB는 각각 199달러, 2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대신 AT&T를 통해 아이폰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2년 약정에 월 최소 70달러의 음성·데이터 서비스 요금을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IDC의 윌 스토페고 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를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가격”이라며 “비록 2년 약정이 필수이지만 100달러에 아이폰을 살 수 있는 상황에서 500달러 이상의 휴대폰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잠금장치 해제폰을 공급하는 것은 사용의 편리함과 틈새 시장에서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메디나 소니에릭슨 제품영업이사는 “잠금장치 해제폰은 해외 여행이 잦은 고객이나 신형 휴대폰의 기능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틈새 상품”이라며 “이러한 고객들은 600∼700달러짜리 제품을 주저하지 않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일부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최근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신형 휴대폰을 단일 이통사에 독점 공급하는 관행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만큼 잠금장치 해제폰 확산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