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n 게임人] 정욱 NHN 이사

[게임in 게임人] 정욱 NHN 이사

 웹보드게임의 대명사인 한게임이 고스톱과 포커 게임의 1일 이용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당장 수익이 떨어질 게 눈에 보이는 주주들 중에는 소송을 걸겠다는 사람도 있다. 일각에서는 ‘누가 웹보드게임을 10시간이나 하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웹보드게임에 대한 뿌리깊은 사회적 편견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내린 한게임의 어려운 결정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한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정욱 NHN 이사(37)는 그래도 담담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빨리 알아주지 않는다고 흥분하면 달라지는 게 없다”며 “끈기를 갖고 계속 설득해 나가는 방법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한게임 성공의 일등공신이다. 지난 2005년 초 NHN 입사 이후 게임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유닛장에서 그룹장, 다시 본부장으로 정 이사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NHN이 젊은 조직이지만 정욱 이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젊은 피에 속한다.

 웹보드게임 이용 시간 제한의 실효성을 먼저 물었다. 어차피 보통 사람은 10시간씩 웹보드게임을 하지 않는다. 게임머니 거래상이나 중독자들은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이용 시간 제한을 피해간다.

 정 이사는 “최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계정이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기준으로 시간 제한을 실시하며 본인인증 제도도 병행해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웹보드 게임은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로 3개 이상의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아예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삼은 조치다. 게다가 본인인증을 획기적으로 강화,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사례도 최대한 줄인다는 복안이다.

 그는 “97% 이상의 선량한 이용자는 시간 제한 조치와 무관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며 “이 조치로 게임머니 거래상의 수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윤을 내는 게 기업의 근본인데 왜 사서 고생이냐는 지적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정 이사는 “당장은 매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웹보드게임이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건전성이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며 “경영상 합리적 판단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NHN은 이번 조치 이전에도 많은 비용을 들여 웹보드게임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부터 연간 100억원의 비용과 230여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불법 게임 이용 및 환전상에 강도 높은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아울러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다각도로 자구 노력을 기울여왔다.

 웹보드게임 말고도 한게임은 퍼블리싱게임 과제가 산더미다. ‘테라’와 ‘C9’ ‘워해머’ 등 내로라하는 대작의 서비스 개시가 목전에 다가왔다. 사실 NHN이 퍼블리싱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작년에도 ‘반지의제왕’이나 ‘몬스터헌터’ 등 기대작을 내놨지만 성과는 썩 좋지 못했다.

 정욱 이사는 이번엔 다르다는 의견이다. 정 이사는 “세 게임 모두 완성도나 흥행성 면에서 너무 좋다”며 “그동안의 우여곡절(?)로 많은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이번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앞으로 ‘고객에게 성의를 다하는 게임 서비스’로 한게임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웹보드게임과 퍼블리싱게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