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콘텐츠산업의 미래, 인재양성에 달렸다

[콘텐츠포럼] 콘텐츠산업의 미래, 인재양성에 달렸다

 콘텐츠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인 문화기술은 문화와 과학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학문 분야다. 콘텐츠산업의 신성장동력산업 지정과 학문 분야의 융합이 본격화되는 추세에 따라 고급 인력 양성과 문화기술 관련 연구의 활성화 요구가 커지면서 대학에서 문화기술 분야와 연관된 융합 학과와 연계 전공 과정이 설립됐거나 설립을 추진 중이다.

 문화기술은 인문학·사회학·정보통신·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거쳐 발전된다. 기본적으로 융합은 다른 여러 학문 분야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데 교육 방식, 연구 방식, 목표, 가치관 등이 상이한 여러 학문 분야를 학생들에게 교육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잘못하면 제대로 된 전공 실력도 갖추지 못한 얼치기 졸업생을 배출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문화기술 관련 학과들의 역사가 일천해 아직까지 확실하게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문화기술 관련 학과라면 인문·사회·정보통신·예술 등의 전공 중에서 한 전공은 확실하게 교육을 하고 공학·경영·예술 등 분야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융합에 참여하는 각 주체는 자신만의 확실한 전공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다른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사·동일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게 되면 부족한 내 전공 실력을 이해하거나 보완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가와 기술자가 공동 작업을 수행하면서 기술자 능력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예술가가 이해하고 보완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학과를 구성하는 교수나 학생은 기존 학문이나 제도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 획기적인 발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학과나 전공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로이 학과를 구성하면서도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포장만 바꾸고 자신의 영역이 문화기술과 얼마나 연관이 되는지 억지 주장을 펼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문화기술이나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최악의 장애물이다. 새로운 학과를 설립하면서 관련 산업이 아직 성숙되지 못해 졸업생의 취업이 염려되는 상황도 심각한 문제다. 콘텐츠산업 분야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소규모의 영세한 기업이 대부분이며 급여 수준도 그리 높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산업이 하루빨리 발전해 우수한 인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날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문화기술 관련 학과나 전공은 자꾸 생겨나고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문화기술 분야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 일부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다른 분야도 세계 최고와 그다지 커다란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되려는 포부를 가지고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선도하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스스로 개척하고 미래를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미래의 성공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 특유의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마음으로 뭉쳐 노력함으로써 문화기술과 콘텐츠산업을 위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다면, 이들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장래에 즐거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김지인 건국대학교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교수/jnkm@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