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수학이 지배하는 디지털 세상

 디지털 시대에 성공한 인물들을 보면 살아온 환경이나 배경은 다르지만 놀라울 정도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수학에 능통하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는 어린시절부터 수학에서는 천재적인 실력을 발휘했는데 교사가 문제를 풀다가 조금만 틀리면 즉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었기 때문에 교사들이 항상 긴장해야 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하버드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한 빌 게이츠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학과로 전과를 할 정도로 그의 수학사랑은 유별나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역시 뛰어난 수학 실력을 자랑한다. 그의 아버지는 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는데 이에 영향을 받은 세르게이 브린은 어린시절부터 수학을 사랑했다. 세르게이 브린의 출중한 수학 실력을 위해서 학교에서는 그만을 위해 뛰어난 수학 교사를 특별히 모셔오기까지 했다.

 수학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사람도 있다. 넷스케이프의 창업자 짐 클라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교사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짐 클라크는 생계차원에서 해군에 입대한다. 짐 클라크는 교육을 받던 중 자신도 모르는 수학적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입대한 지 얼마 안 돼서 해군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가 됐다. 해군의 추천으로 대학에 진학한 그는 유타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탠퍼드대학교 교수가 됐으며 실리콘그래픽스와 넷스케이프의 성공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다.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은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미국에 이민을 왔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거리였다. 하지만 제리 양은 수학시간이 되면 특출난 실력으로 아이들을 압도했고 이때 그는 큰 성취감을 맛보았다고 한다.

 이렇게 성공한 디지털 리더들이 수학을 잘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컴퓨터라는 것이 0과 1로 이루어진 수학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인간이 내린 모든 명령을 수학으로 변환해서 움직인다. 사실 아무리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도 실상 내부에서는 일정한 수학공식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게임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수학으로 재현한것이라고까지 말해진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쓰는 인터넷 검색 엔진도 사실은 벡터·행렬·확률·통계 등이 집대성 된 수학공식이다. 만약 어떤 검색엔진이 뛰어나다는 것은 결국 검색엔진에 사용되는 수학공식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학이 중요한만큼 초일류 IT 기업도 수학에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를 전혀 못하고 수학만 잘해도 채용한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조금만 컴퓨터를 가르쳐주어도 실력이 일취월장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회사 앞에 각종 수학문제를 써놓았는데 이 문제를 푸는 사람은 바로 채용될 뿐만 아니라 상금까지 준다고 한다. 이렇듯 디지털 시대에는 수학이 무척 중요한만큼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을 꿈꾸는 사람들은 뛰어난 수학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정남 IT전문 칼럼니스트·블로거·저술가 multiwri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