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S, 모바일 세상 주역된다

 그동안 휴대폰 이용시 자주 접하게 되는 말중 하나는 “내 말이 들려요?(Can you hear me now)”였다. 하지만 그 자리를 “내가 어디있는지 알아요?(Can you find me now)”에 내줄 때가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간, 이른바 ‘위치기반서비스(LBS)’ 분야에서는 조용한 혁명이 이뤄져왔다. 새로운 스마트폰의 시대를 맞아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나 무선망을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찾아내는 기능은 모바일 컴퓨팅 환경에 혁신을 가져 오며 새로운 통신 생태계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LBS의 비약적인 성장=휴대폰 서비스의 발전은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을 거쳐 이제는 사용자의 위치정보에 대한 관심과 이를 겨냥한 마케팅의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초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설리번은 지난해 LBS가 낳은 매출이 4억8000만달러에 달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2013년이면 30억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포함된 이 보고서는 LBS의 무한 성장을 점쳤다.

 위치기반 서비스의 비약적인 성장은 몇가지 트렌드의 융합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이용 확대를 꼽을 수 있다. 또 무선 네트워크의 급성장, 그리고 휴대폰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의 활성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스마트폰의 넓고, 풍부한 화질의 화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머큐리뉴스의 IT칼럼니스트 크리스 오브라이언은 지난 두달간 자신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커브와 잠시 빌린 아이폰을 들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해봤다. 블랙베리를 처음 손에 쥐기 전 그는 GPS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LBS 기능이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혁신 현상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생활속을 파고든 LBS=브라이언은 ‘Where’이라는 위치기반 검색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영화관이나 산을 찾을 수도 있고 머리 위에 떠 있는 별자리도 알 수 있다. 또 텔레내브(Telenav)의 프로그램은 인근 레스토랑, 주유소, 상점 등의 리스트를 보여준다.

 LBS는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단 외부에선 휴대폰에 탑재된 GPS 모듈을 이용하고 실내 사용시 통신에 제약이 따르면 근처 무선 이통망의 타워 3곳을 찾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무선랜(Wi-Fi)도 또 다른 접속 방법이다.

 안시 반요키 노키아 수석 부사장은 “LBS는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가상세계를 우리의 모든 삶에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실제 삶과 가상세계는 적절하게 분리돼 왔지만 최근 모바일 컴퓨터의 이용자가 늘면서 실제와 가상세계의 경계가 더욱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셜 네트워킹을 향해=아이폰과 블랙베리용으로 제공되고 있는 루프트(Roopt)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1촌을 맺은 친구들과 서로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유스풀네트웍스(Useful Networks)는 문자 메시지와 LBS가 결합된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LBS가 특정 지역에서의 정보요구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관계’를 지향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같은 프로그램에 대해 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느끼고 있어 세대간 온도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트위터 등이 그랬듯이 이 세대차(Generational divide) 역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라이언 레빈 유스풀네트웍스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네트워킹에 대한 관심사는 결국 구세대가 페이스북 등에 참여하면서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