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각국 정상 애도 성명 줄이어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각국 정상 애도 성명 줄이어

 미국·일본·영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도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공식적으로 애도 입장을 표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긴급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한국과 미국 간의 ‘강력하고 활기찬(strong and vital)’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며 “미국 정부를 대표해 노 전 대통령의 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외상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24일 청와대에 보낸 애도 조문에서 “충격과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며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영국 공식 방문은 한·영 양국관계 증진에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CCTV 등 중국 주요 언론은 서거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하는 한편 정치적 난제가 산적한 중국의 현실과 비춰볼 때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로이터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5가지 사실’이라는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일생을 유년시절·인권 변호사 활동·정치인 시절·검찰조사 시기 등으로 나눠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로이터는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가장 빛나는 순간(highlight)’는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일이라고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기획 보도로 전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과 주한 미군, 비자 폐지 등을 통해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 “노 전 대통령은 ‘미스터 클린(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자신이 잘못한 일을 했다는 사실과 타협 못하는 ‘개혁운동가(crusader)’였다”고 표현했다.

 BBC방송도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탄핵 문제 등으로 임기 중 (정치 역정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