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검색엔진, 구글과 달라야 산다"

신개념 검색엔진인 ‘서치미’와 ‘트와인’ 화면, 최근 구글이 선보인 ‘원더휠’ 기능.
신개념 검색엔진인 ‘서치미’와 ‘트와인’ 화면, 최근 구글이 선보인 ‘원더휠’ 기능.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 평소 집에서 즐겨먹는 음식의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계산하려면?

 대다수 미국인들은 구글에 접속, 음식 재료별 열량을 찾아서 더하고 영양가를 일일이 따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곧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는 ‘울프럼알파(Wolfram Alpha)’를 이용하면 이같은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없다.

 검색창에 음식명만 치면 한 번에 재료별 열량과 영양성분을 분석한 그래프를 얻을 수 있다. CNN은 이처럼 구글과 차별화한 기능으로 도전장을 내민 다수 벤처기업들이 검색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구글 킬러 NO!=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구글의 지배력은 막강하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64%다. 이러한 독점 구조 속에서 최근 신생 검색 엔진들의 공통된 목표는 ‘구글 킬러(killer)’가 아닌 ‘구글이 하지 않는 틈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안(alternative)’으로 생존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구글 대항마로 화제를 모았던 ‘쿨(Cuil)’이나 ‘위키아’의 사례만 보더라도 직접 구글을 겨냥한 공격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눈길을 끄는 신생 검색엔진들은 아예 처음부터 ‘구글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치미(Searchme)’처럼 텍스트 검색 결과 대신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코스믹스(Kosmix)’처럼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이트별로 묶여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트와인(Twine)’이 조만간 선보일 서비스는 개인의 검색 내력을 토대로 한층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보여줄 예정이다.

 ◇구글보다 빠르다=구글이 ‘최근(recent) 뉴스’를 보여주지만 ‘실시간(live) 뉴스’는 아니라는 점에 착안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미국을 강타한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트위터’는 1촌(follower)들이 올리는 단문 문자 메시지를 초 단위로 검색해주는 검색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시각 미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이슈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프렌드피드(friendFeed) 역시 실시간 검색을 실험 중이다.

 실시간 뉴스 검색 기능으로 주목받는 ‘트위트미미(TweetMeme)’와 ‘원라이엇(OneRiot)’은 12일(현지시각)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다. 트위트미미는 트위터의 웹서비스 중 하나로 현재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링크를 묶어서 보내준다.

 검색 엔진 전문가인 노바 스파이백은 “웹의 지형은 점점 빨리 변한다”며 “특히 현 시점이나 내일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검색 엔진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글보다 똑똑하다=이달 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는 울프럼알파도 태풍의 눈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럼이 개발한 이 사이트는 ‘계산기’라는 별명처럼 사용자가 제시한 질문에 대해 컴퓨팅 연산 과정을 거친 답변을 제시한다. 그동안 전세계 어떤 웹 사이트에서도 한 번도 제공되지 않았던 답변도 얻을 수 있다.

 테오도르 그레이 울프럼알파 공동 창업자는 “울프럼알파는 또다른 형태의 새로운 구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소개했다.

 ◇달아나는 구글=신생 검색엔진의 도전에 대해 구글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각) 열린 공식 행사에서 구글은 새로운 검색 기능인 ‘쇼 옵션(show options)’을 정식 발표했다.

 이 기능은 구글 검색 결과를 시간순이나 연관 관계에 의해 세분화해 제공한다.

 특히 ‘원더휠(Wonder Wheel)’이라는 도구를 적용하면 검색어와 연관된 하부 카테고리들이 방사형 그림으로 보여진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구글 블로그를 통해 “한층 똑똑한 검색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의 수준을 닮은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완벽한 검색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하지만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질의와 데이터를 이해하는 검색 엔진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