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 읽는 나라, e북이 대안이다

 지난 2004년 모 방송국이 기획한 ‘기적의 도서관’ 건립 운동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 바 있다. 도서관이 부족한 지방 도시 어린이들을 위한 기적의 도서관은 7호를 끝으로 더 이상 지어지지 않았지만 이 운동은 당시 전 국민이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됐다.

 선진국 국민일수록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공원에 가면 벤치에서 책을 읽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는 여러 기준 중에 하나가 출판물이나 도서관의 수다. 지금은 책을 안 읽는 시대다. TV나 인터넷, 게임 등 비주얼 시대의 그늘이다. 대형 서점을 제외하고는 동네 책방 수가 PC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실정이다. 출판사도 사양산업이 된 지 오래다. 책이 팔리지 않으니 좋은 책이 나올 리 없다.

 비주얼 시대 사람들을 책과 가까이 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이 전자책이다. e북·u북·오디오북 등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들 전자책이 이제는 국민 독서 운동의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수요가 많지 않으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큰 인기를 끈다. 세계 e북 시장은 매년 30% 이상 꾸준히 성장 중이며, 전문가들은 2008년 40억9700만달러(약 5조4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던 e북 시장이 오는 2012년까지 약 3배인 111억9100만달러(약 14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도 e북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업계의 진흥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부터 ‘2009 서울 국제도서전’이 코엑스에서 닷새간 열린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책의 확장, 책의 상상력…다시 책에서 시작한다’를 주제로 국내 330여개 출판사를 비롯해 세계 20개국 836개사에서 출품한 책이 전시된다. 이 행사를 계기로 e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

 “가장 싼값으로 가장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 바로 책이다”라는 몽테뉴의 말이 새삼 느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