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새 주인` 내달 초 윤곽

 한글과컴퓨터의 다섯번째 주인이 내달 8일 결정될 전망이다.

 28일 한글과컴퓨터의 매각을 주관하는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28일로 예정돼있던 한컴 인수 가격 제시일을 내달 7일로 연장하고 오는 8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밝힐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달 8일이면 20년간 국민기업으로 풍파를 거쳐온 한글과컴퓨터의 다섯번째 주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프라임그룹은 28일 경쟁입찰과 가격 제안를 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10일 가량 더 연장키로 한 것이다.

 제3자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며칠 새 주식이 하락하자 29일로 예정된 실적발표 이후로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졌다. 

 한컴의 주가는 현재 5800원으로 프라임그룹이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가치는 388억원 정도(약 29.37%)다. 시장에 알려진 한컴의 공식 가격은 500억원 가량으로 경영 프리미엄이 100억원을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한컴은 매출이 480억원에 순이익이 140억원 정도인 우량기업이어서 최근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 상황이다.

 프라임그룹이 경쟁입찰 체제로 방향을 틀기 전에는 누리텔레콤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소프트뱅크 등이 한글과컴퓨터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들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프라임그룹은 주관사를 선정하고 경쟁입찰로 방식을 바꿨다.

 7일로 예고된 경쟁입찰 마감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올 상반기 안에는 한컴의 5번째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래아한글 탄생 20주년을 맞이하는 한글과컴퓨터는 이찬진 초대 사장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여러번 주주가 바뀌는 부침을 겪었다. IMF당시 자금난에 허덕인 한글과컴퓨터는 아래아한글 개발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MS의 투자를 유치키로 MS와 약속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국민토종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민주가 만들어졌고 메디슨이 투자를 진행하며 위기를 극복했으며 주주도 바뀌었다. 이후 메디슨도 경영난을 겪으며 싱가포르 기업에 매각됐으며 프라임그룹이 장외주식을 매입해 최대 주주로 등극, 오늘에 이르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글과컴퓨터 20년은 우리나라의 IT 역사 20년과 궤를 같이 한다”며 “한컴이 가격 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과 M&A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정진욱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