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돌파구 찾는 오프라인 콘텐츠 업계

 국내에서도 ‘콜린스 코빌드’ 영영 사전으로 유명한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스콜린스’는 지난 2월 ‘콜린스’ 사업부를 포기했다. 유명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역시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 내 CD 판매량은 여전히 전체 음악 판매의 80%를 차지하지만 올들어 20.3%나 급감했다.

 이들 전통 오프라인 콘텐츠 업계를 궁지로 몰아넣은 공통의 주범은 바로 불황과 디지털 콘텐츠다. 종이책과 CD를 당장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온라인에서 살 길을 찾아나섰다.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프라인 음반 업체들이 CD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애플 아이튠스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니의 에픽레코드가 선택한 방법은 ‘아이튠스 패스’다. 아이튠스 패스는 17∼19달러 안팎의 가격에 음반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음반 구매자들이 얻을 수 없는 콘서트 동영상과 가수 사진 등을 제공한다.

 외신에 따르면 에픽레코드는 인기 그룹인 ‘더 프레이’의 아이튠스 패스를 17달러에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튠스에서 기존에 곡당 가격을 99센트로 정했던 것에 비하면 아이튠스 패스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특별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이유 때문에 팬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영국 그룹 ‘디페쉬 모드’는 신규 앨범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30개 이상의 곡과 동영상을 묶은 19달러짜리 아이튠스 패스를 내놔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팔릴 만큼만 찍는다=출판 업계도 매출 감소로 신음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버드대학 교수인 리사 제노버는 알츠하이머 투병기를 담은 ‘스틸 앨리스(Still Alice)’를 출간하기 위해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허비했다. 선뜻 책을 내겠다는 출판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CNN은 그녀가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이른바 ‘온라인 셀프 출판’이 뜻밖의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그녀는 ‘저자 솔루션’의 셀프 출판 브랜드인 ‘아이유니버스’를 통해 책의 형태부터 판매, 마케팅까지 스스로 책임지는 방식으로 책을 세상에 내놨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획득과 아마존닷컴에서의 판매 권한 등을 포함한 출판 비용은 총 450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일명 ‘프린트 온 디멘드’로 독자들이 원하는 만큼만 책을 찍어내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따른 위험 부담도 덜 수 있다. 리사 제노버의 책은 벌써 12주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다.

 ◇불황 속 틈새 공략=전문가들은 전통 오프라인 콘텐츠 업계의 이같은 활로 모색에 대해 ‘디지털 콘텐츠가 대세인 현 시점에서 ‘니치’ 공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일곡 다운로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음반사들은 세계 최대 음반 판매처인 아이튠스에서 히트 가수들의 고정 팬들을 흡수하는 방안으로 아이튠스 패스를 주목하고 있다.

 웹 기반 셀프 출판사인 룰루닷컴은 저자에게 권당 4∼19달러의 다양한 가격대와 직접 책의 표지부터 디자인을 고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이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총 82만 편의 저서를 출판했다. 현재 매주 5000편의 새 책이 온라인을 통해 빛을 보고 있다.

 ‘작가솔루션’의 케이스 오거릭 마케팅 부사장은 “이같은 새로운 출판 형태는 기존 오프라인 출판사들이 능력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