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복제 차단`이 음악시장 살린다

 가요계가 불황이라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속된 말로 요즘 가수들은 사이에서는 음악 CD를 발표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음악을 담아도 음반은 팔리지 않는다. 그것은 신곡이 발표된 후 몇 시간만 지나면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로나 명동의 음반 리어카상은 다음날이면 불법 복제 CD를 갖고 나온다. 이른바 ‘길보드 차트’다. 이러니 음악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돈을 받지 않고 회원들에게 수만개의 음악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 포털 카페 운영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영리목적의 저작권 위반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적은 있지만 동호회 성격이 강한 카페 운영자에게까지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법원의 저작권 보호 의지가 강력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자권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불법 음악복제물 3만4806점 가운데 가장 많이 불법복제를 당한 가수는 777점의 나훈아였다고 한다.

 지난 2월 4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음악산업 진흥 중기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국고 1275억원을 투입, 우리나라 음악산업시장 규모를 지난해 8440억원에서 2013년 1조7000억원 규모로 신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빌보드와 같은 공인차트 발표와 연계해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한국의 그래미상’ 제정 계획도 덧붙였다.

 어느 원로가수는 요즘 가수들은 음악에는 관심이 없고 예능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고 가요계를 질책했다. 가수 본업은 노래를 부르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리 음반을 발표해도 팔리지 않는 현실에서 가수들만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손쉬운 불법복제는 디지털시대의 그늘이다. 죽어가는 음악시장이 살리는 길의 시작은 불법복제를 막는 일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