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毒을 藥으로 바꾸자] 눈 건강에도 한몫

[게임 毒을 藥으로 바꾸자] 눈 건강에도 한몫

 가정에서 게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굳이 설문조사를 안 해도 아이들 건강 때문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눈이 아플 정도로 정신없이 뒤바뀌는 화면에 눈이 나빠지지 않을지, 오래 앉아 게임을 하다 보면 허리에 무리가 생기진 않을 지 등이 공통의 걱정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자체야 권장할 일이지만 이제 게임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어도 될 듯하다. 액션 게임이 시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로체스터대 대프니 바벨리어 박사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과 함께 학생 2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액션 게임을, 다른 그룹은 액션이 없는 게임을 9주에 걸쳐 50시간 동안 하도록 했다. 그 뒤 시력을 측정해 보니, 액션게임을 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콘트라스트 인지 능력이 43∼5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콘트라스트란 화면에서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의 밝기 차이를 나타내는 용어다. 콘트라스트의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밝은 장면뿐만 아니라 어두운 장면에서도 보다 섬세하고 조밀한 영상이 표현되는데, 콘트라스트 인지 능력이 좋아지면 이런 세밀한 부분도 구분해낸다는 얘기다.

 그동안 콘트라스트 인지 능력은 수술을 받거나 안경, 콘택트렌즈 등 보조 기구를 사용해야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훈련하면 콘트라스트 인식 능력을 다시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실험으로 밝혀내는 성과를 거뒀다.

 바벨리어 박사는 “액션 게임이 시신경으로부터 흥분을 받아들이는 대뇌 피질을 훈련시켜 눈과 두뇌 사이의 전달력을 키워 주는 것 같다”며 “비디오 게임 같은 단순한 방법으로 시각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두뇌에 전달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소개돼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편 실험에 이용된 액션 게임은 ‘언리얼토너먼트’와 ‘콜오브듀티’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