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부업 ‘먹튀’를 경계한다

 “학력 무관, 성별 무관, 실적에 따라 월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보장.”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는 광고 문구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 불건전 정보가 넘쳐난지 오래지만 이제 부업을 미끼로 서민들을 울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가 인터넷부업 업체들의 유사수신 행위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업체들은 월 3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정회원으로 가입시킨 후 정회원들이 신규회원을 1명 가입시킬 때마다 2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한다고 홍보한다. 특히 이 업체들은 ‘프리랜서를 모집합니다’라는 문구로 직장인, 주부, 대학생, 자영업자가 투잡이나 부업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탈출하자고 유혹한다.

 이들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해 보면 절대 다단계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다단계는 조직이 피라미드형태여서 상위는 소수고 하위에는 엄청난 수의 회원이 있는 데 비해 순수하게 자신은 정회원을 열심히 가입시켜야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다단계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난 2007년 온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던 J그룹의 불법 다단계 사기 사건을 기억한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가 35만명, 피해액이 5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피해자들은 지금도 금전적 손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수많은 가정이 깨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본인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부업업체들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이 단지 회원을 가입시키는 조건으로 수당을 지급하는데 가입자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깨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다. 그래서 단돈 2만원이라는 수당에도 흔들린다. 인터넷부업 업체들이 자칫 ‘먹튀’가 되지 않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검찰과 경찰이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홍승모부장 sm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