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매사이트 큰손은 ‘행정기관’

 “압류한 슬롯 머신부터 낡은 헬리콥터까지 돈 되는 건 다 내다팝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예산이 대폭 줄어든 미국 각 지역 행정기관들이 온라인 경매 사이트의 최대 단골 고객으로 부상했다.

 16일 로이터는 경기 침체로 늘어나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 지방자치단체들이 온라인 물품 거래 사이트에 기관 소유 물품을 내다팔아 살림살이에 보태는 신풍속도를 소개했다.

 워싱턴 소재 예산정책우선센터에 따르면 미국내 46개 주의 예산이 적자 상태이다. 특히 과거 지역 주차장 공터 등에서 연례 재고물품 바자회 등을 개최해온 지자체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좀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기회를 부여,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온라인 사이트에 내놓은 물품은 낡은 경찰차나 헬리콥터부터 범법자로부터 압수한 보석·슬롯머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요 구매자는 타 지자체, 기업, 물품 소매상 등이다.

 지자체가 내놓은 물품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자동차·헬리콥터·선박 등 운송수단이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도로 정비·관리 장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세 번째로 큰 군청소재지 탬파는 최근 1978년형 파이퍼 경찰 비행기를 온라인 사이트(www.govdeals.com)에서 판매해 3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 사이트의 빌 앤그릭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사이트를 찾는 지자체들이 놀라운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탬파의 구매 담당 그레그 스피어맨 국장은 “돈으로 바꿔서 적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뭐든 팔고 있다”고 말했다.

 앨라배마 주 내 지자체들도 올해 1∼2월 두 달간 300만달러어치의 물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07·2008년 2년간 900만달러의 중고물품을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지난주 텍사스주 오스틴 경찰은 압류한 슬롯머신을 온라인 경매에 부쳐 38만8100달러를 벌었다.

 스콧 바틀리 찰스턴 카운티 회계사는 “찰스턴 카운티의 수입이 온라인 사이트와 인연을 맺은 뒤 세 배 가량 뛰었다”며 “현재 1주일에 약 7대의 중고 경찰 차량을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