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공식사이트, 유튜브와 결별

 미국 백악관이 공식 사이트(WhiteHouse.gov)에서 제공해온 구글 유튜브 동영상 플레이어를 제거하고 자체 개발한 플레이어를 탑재, 서비스에 나섰다. 그동안 백악관 사이트는 유튜브 플레이어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간 영상 연설을 게재함으로써 구글이 쿠키정보를 축적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불러 왔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사이트의 대통령 주간 영상 연설에 사용된 유튜브 플레이어가 제거되고 ‘자체 개발된(in-house)’ 플래시 기반 플레이어가 적용돼 최근 연설 영상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간연설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유튜브 연설’로도 불려 왔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시민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등 프라이버시 주창자들은 꾸준히 제기돼온 쿠키정보 문제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조치로 풀이했다.

 신디 코흔 EEF 법률담당 디렉터는 “백악관이 자체 동영상 플레이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매우 반길 일”이라며 “핵심은 유튜브나 기타 다른 서드파티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 방문자 정보 추적이 가능한 쿠키 문제의 해결여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EEF 등은 유튜브 플레이어 사용으로 구글이 방문자들의 쿠키 정보를 오랫동안 보관, 추적할 수 있게 돼 백악관 사이트가 연방정부의 엄격한 쿠키정보 사용제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자체 번들 플레이어를 이용한 서비스에서는 사이트 방문자 컴퓨터에 쿠키정보가 남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 측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기존의 동영상 정책에 변화가 없으며 사이트의 변화는 단지 ‘실험(experimenting)’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닉 사피로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에 대한 접근성과 투명성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이번주 주간연설은 내부에서 개발된 플레이어 사용을 테스트해 봤다”며 “정책의 변화라기 보다는 우리 내부역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