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발목잡은 오토 프로그램](중) 전쟁은 시작됐다

[게임산업 발목잡은 오토 프로그램](중) 전쟁은 시작됐다

 엔씨소프트가 자동사냥 프로그램(이하 오토)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펼친 지 지난 19일로 100일을 맞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주요 게임에서 오토 사용자들의 계정을 압류하는 등 강력한 제재에 들어갔다. 즉 ‘오토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이전에도 게임 업계에서 오토를 근절하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2006년 YNK코리아는 온라인게임 ‘로한’에 오토방지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전국의 로한 가맹 PC방을 통해 오토 근절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오토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으나, 당시는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는 업체를 차단할 근본적인 법적 토대가 미미한 상황이었다.

 ◇창궐하는 오토 제작·배포=게임업체들의 오토 차단 노력은 근근이 계속돼 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게임 시스템을 와해시키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오토는 게임 내 뿌리깊게 자리하게 됐다. 게임업계의 노력을 비웃기나 하듯 오토는 게임 해킹 툴 중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특정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한 전용 해킹 툴은 2005년 13건에 불과했으나 2007년 139건, 2008년 426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오토는 소프트웨어에서 USB 메모리나 오토 전용 마우스, 블루투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토는 각종 주변기기에 내장된 채 판매돼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 및 사용할 수 있다.

 이호웅 안철수연구소 보안기술팀장은 “오토는 해킹 툴 제작의 상업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해킹 툴로 제작 업체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대작 게임들이 새롭게 서비스되면서 오토의 수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토를 사용하는 것은 해킹 툴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범죄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토와의 전면전=지난해 11월 11일 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출시와 함께 시작한 오토와의 전쟁은 이 회사가 게임산업의 위협요소인 오토를 근절해 깨끗한 게임문화 조성에 앞장설 것을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 지난해 12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게임산업의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토를 ‘게임계의 파괴범’으로 지목하고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오토를 배포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엔씨소프트 등은 단속활동을 벌여 오토의 종합판으로 불리던 ‘패왕’의 주요 배포 사이트 6개를 폐쇄하는 등 28개 사이트에 대한 차단을 요청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사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토사용자 계정 20만8000여개를 제재했다. 게임물등급위 관계자는 “도메인을 바꿔가며 불법행위를 자행할 경우 계속 모니터링하고 차단해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