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몰 외국인 `북적`

원화 약세 업고 고가 전자제품 구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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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 약세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인터넷쇼핑몰을 클릭하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에 관광와서 넷북 등 전자제품을 사가는 외국인이 늘더니 최근에는 한국 사이트에 직접 제품 구매를 의뢰하는 외국인도 부쩍 늘어났다. 특히 일본인이 디지털카메라·카메라렌즈 등 고가의 전자제품 구매를 해당 사이트에 의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빠르면 2∼3일 안에 배송이 가능하고, 해외배송비 등을 감안해도 원화 약세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원화 대비 엔화와 위안화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9.4%, 64.6% 올랐다. 1년 사이에 일본·중국 제품에 비해 한국 제품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올라간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 사이트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한 금액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래금액과 해외배송건수 등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최소한 5∼10배 시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업체인 메이크샵에 따르면 일본 웹 연동서비스 ‘메이크트랜스’를 통해 지난해 국내 인터넷쇼핑몰이 일본에 한국 제품을 판매한 금액은 11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적으로 해외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까지 합하면 거래금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공청소기·가습기를 판매하는 전문 사이트 가이아모(www.gaiamo.com)의 이만희 사장은 “엔화 상승 특수 이후 일본인 고객의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물건 다섯 개를 파는 것보다 일본에 하나 파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G마켓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배송 거래 건수가 폭증했다. G마켓의 2008년 해외배송 거래 건수는 61만8000건으로 전년(34만건) 대비 82% 증가했다. 특히 환율이 급격히 오른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4%나 늘었다.

 종합 인터넷쇼핑몰이 넘쳐 나는 외국인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정도다. 해외배송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G마켓을 제외하고 해외배송 서비스 등을 실시하는 인터넷쇼핑몰 업체는 없는 실정이다.

 넘쳐 나는 수요로 인해 소호(SOHO) 인터넷쇼핑몰에도 외국인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