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페이스 한국 서비스 접는다

 글로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단기간에 사업을 철수하는 사례다.

마이스페이스는 4일 홈페이지에서 ‘한국어 서비스는 2월 18일 이후로 더 이상 지원되지 않음을 알려 드린다’고 공지했다. 마이스페이스 한국어 이용자들은 앞으로 모든 서비스를 영어로 이용해야 한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해 4월 15일 한국어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크리스 드월프 CEO가 방한해 한국 사업에 강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본지 2008년 4월 16일자 26면 참조 드월프 CEO는 당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000만명의 인구, 높은 인터넷 사용률, 4위의 광고시장을 가진 한국을 빼놓고는 마이스페이스가 진정한 글로벌 서비스가 될 수 없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년 넘는 시장조사를 거쳐 시작한만큼 한국 서비스에서 힘을 발하지 못한 구글·야후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호언했지만 한국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싸이월드와 같은 한국형 SNS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마이스페이스의 서비스 방식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 역시 기존의 서비스를 한국어로 전환했을 뿐 한국적 상황에 맞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세계 1억2500만 회원을 가진 마이스페이스의 한국 회원은 수십만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광고 시장이 침체하면서 향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도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스페이스는 5년간 SNS 분야에서 1위를 달렸지만 최근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글로벌 서비스도 힘을 잃고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