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손경완 다음 CPO

 #강남역에서 친구를 기다리다 아이팟을 꺼낸다. 거의 다 도착했다는 친구의 위치를 찾아보니 아직 종로. 마냥 기다리기 지루해 주변의 맛집을 검색하니 지도 위에 추천 맛집이 표시된다. 스파게티 전문점 한 곳을 클릭하니 뉴스, 블로그, 카페, UCC 등 관련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화 걸기 기능을 이용해 해당 식당을 예약한다.

 

‘자신의 위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색하는 것’. 손경완 다음커뮤니케이션 서비스총괄(CPO) 이사가 그리는 미래 지도서비스의 모습이다. 손 이사는 2000년 다음에 입사해 검색포털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검색·UCC·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총괄하는 CPO로 일하고 있다. 다음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지도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도의 중요성을 놓고 손 이사는 “이용자가 주로 찾는 정보의 60%가 직·간접적으로 위치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지도가 점점 정교해지고, 3D지도 등이 나타나면 별도의 가상세계를 구축하지 않고도 지도 플랫폼에서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가상현실을 즐기거나 다양한 게임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다음은 지난 2003년 위성지도서비스업체 콩나물닷컴 인수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준비한 지도서비스를 이달 정식으로 선보인다. 손경완 이사는 주변의 우려 섞인 기대를 알고 있다. 그러나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검색 다음은 지도’라는 신념으로 지도 서비스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는 “검색을 넘어서 이용자가 찾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도”라고 확신했다. 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검색 이후 인터넷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기다. 손 이사는 “상품, 여행, 문화콘텐츠 심지어 뉴스까지 다 인터넷에 담기고 이것을 조직하는 도구가 검색”이라며 “검색은 생활을 바꿀 만큼 강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지도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길 찾기나 위치를 표시하는 행위를 넘어섰다. 다음이 이달 선보일 지도는 50㎝급 해상도의 위성지도인 ‘스카이뷰’, 서울·제주 및 광역시의 거리 풍경을 담은 ‘로드뷰’ 등으로 구성된다. 해상도나 지도의 정밀함에서 구글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손경완 이사는 “검색을 넘어선 무엇을 지도에 올리는지가 과제인데 그런 점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이 갖고 있는 광범한 콘텐츠는 막강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미래와 지도의 상관관계는 뭘까. 지도 서비스 시작에 관해 그는 “미래를 고민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손경완 이사는 무선 네트워크의 발달과 무선 기기의 발전이 “지도가 미래 인터넷에서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확신하게 된 한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서비스를 개발할 당시부터 지도를 웹에 올라가는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컴퓨터 앞에 앉아서만 정보를 취할 수 있었는데, 이제 이동하면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 나를 중심으로 나에 적합한 정보를 찾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손 이사는 “예를 들어 다음은 지도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모바일이 필수라는 걸 인지하고, 개발 초기부터 투자를 동시에 했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