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IT 유통 `4대 채널`

 지난해 오픈마켓이 국내 IT시장의 신흥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국내 IT 및 가전을 대표하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 등은 오픈마켓의 매출 성장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오픈마켓 매출이 늘어나게 되면 기존 오프라인 전속 대리점의 반발과 시장의 가격혼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옥션과 G마켓의 양대 오픈마켓에서 거래된 IT 및 가전제품의 매출 규모는 최대 2조8000억원으로 TV홈쇼핑과 백화점 매출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은 지난해 IT 및 가전제품의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액의 35% 수준인 약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6년 9000억원, 2007년 1조원과 비교했을 때 평균 10∼20% 정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도 옥션과 비슷한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분기 평균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을 추정하면 지난해 1조2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1번가 등과 합산할 경우 지난해 오픈마켓 IT·가전제품 매출액은 약 2조8000억원 규모다.

 이 같은 거래 규모는 휴대폰을 포함한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IT기기 등의 판매를 합산한 것으로 삼성전자·LG전자의 모든 유통채널을 합쳐 내수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지난해 매출과 비교해 1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오픈마켓의 가전 유통이 삼성·LG전자의 전속점과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전자전문점,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에 이어 4대 유통채널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은 신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는 오픈마켓의 성장이 좋지만은 않다는 시선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총판 및 일부 대리점들이 셀러를 가장해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고물량을 처분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기업들이 지속적인 가격감시를 하고는 있지만 쉽지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장 가격질서 붕괴로 소비자들의 구매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기존 대리점과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영업사업부 전략유통영업팀 내 인터넷영업지점을 통해 오픈마켓을 관리하고 있다. 2006년부터 어느 정도 매출 규모가 되고 채권회수에 문제가 없는 한 약간의 가격협상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도 한국지역본부 전략유통팀 내 인터넷쇼핑MC를 통해 온라인몰을 관리하고 있으며 오픈마켓에는 직접적으로 공급을 안 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9개 도매대리점과 중소도매상들이 오픈마켓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우일렉은 G마켓에 브랜드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랜드숍 매출은 전체 온라인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오픈마켓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부상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IT 및 가전 시장에서 오픈마켓의 비중이 30%를 넘어가게 되면 제조사들의 유통전략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