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개발 中 외주 늘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일부 개발 업무를 중국 업체에 주는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그나마 고용 효과가 큰 게임산업의 일자리를 줄게 만들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 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맡기는 업무는 주로 그래픽 디자인 분야다. 중견 개발 업체는 물론이고 선두 업체도 중국에 외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발 인력을 20% 정도 정리한 A사는 그래픽 작업의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에 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일부 그래픽 작업을 중국 쪽에 맡겼는데 최근 이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 회사 개발 임원은 “그래픽은 초기 컨셉트를 잡는 과정을 제외하고 노동집약적 작업”이라며 “게임 그래픽을 중국에 맡기는 현재 상황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원화는 직접 그리지만 손이 많이 가는 동화는 우리나라 업체에 주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또 “중국 그래픽 업체들은 이미 국내 그래픽 인력의 90% 수준까지 따라왔다”며 “2년 전만 해도 중국 내 게임 그래픽 회사가 열 손가락 안에 꼽혔는데 지금은 적게 잡아도 5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작년 4분기부터 중국 업체에 그래픽을 맡기기 시작한 B사 임원도 “그래픽 인력을 직접 채용하면 고정 비용이 들지만 외주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비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게임 내용 보안이 우려되지만 지금처럼 비용 절감이 화두인 상황에서는 중국 외주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조업 사례처럼 값싸고 우수한 중국 개발사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고 이를 한국 업체가 서비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원한다면 고용 효과가 큰 게임산업에 효과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김인순 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