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감성사회의 핵심 콘텐츠

[ET단상]감성사회의 핵심 콘텐츠

 미국 차기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국정운영안을 통해 미국의 중장기 경제발전과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장동력으로 IT분야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모든 국민이 교육, 복지,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는 가운데 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IT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특히 모든 국민이 브로드밴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하의상달(보텀업)정책으로 이해집단 간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또 IT를 교육, 과학기술, 환경, 에너지, 의료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해 타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경제발전의 견인책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미래의 성장동력 산업으로서 “구글 같은 회사가 매년 하나씩 나와줘야 한다”고 지목한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학자들은 흔히 후기지식기반서비스 사회를 감성사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감성사회란 곧 사람들의 감성을 존중하고, 감성에 맞추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며, 무엇보다 삶의 질을 가장 중요한 산업 요소로 삼는다.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스토리와 경험, 감성, 즉 신체적, 정신적 감동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과학자는 지구상에 개발되지 않은 기술은 없다고 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기술에 의한 기능적 차이가 점점 줄어들면서 감성적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기능, 디자인, 브랜드를 넘어 고객에게 ‘차별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발달에 힘입어 지구촌에 국경이 사라지고,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산업 간 ‘스크램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 격차, 산업 간 울타리가 사라지고 서비스로 제공되는 가치의 차이가 없어지는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감성이 유일한 ‘경쟁 우위’ 차별점으로 대두될 것이다.

이러한 차별화된 경험의 제공 중심에는 ‘콘텐츠’가 존재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해 발표된 자료를 보면, 뉴스콘텐츠의 소비 측면에서 2002년 당시 일간신문이 56%를 차지했으나, 2008년 말 현재 11.4%로 급속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고, 그 자리를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가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의 등장과 발전, 이에 따른 개인화된 정보기기의 발전은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생산, 유통, 소비의 변화를 가져오고, 콘텐츠 산업의 전통적 가치사슬도 점차 붕괴되고 대체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잡지, 신문, 라디오, 지상파 방송 등으로 대변되던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은 IT에 의해 태생되는 다양한 새로운 미디어에 의해 그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사회 현상이 설명되던 시대는 이제 IT 혁명에 따라 블로거, 네티즌 등 다수의 일반인에 의해 전달되는 대중미디어 시대로 변화해 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융합에 따른 콘텐츠의 장르별 변화는 우리의 예측을 앞서간다. 방송은 드라마 제작단위가 10∼15분으로 단축되고, 출판은 1인 미디어 체제변화로 모바일용 소설 등장 등 저작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게임은 원소스멀티유스 가속화로 다른 콘텐츠와 교류 확대 및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음악은 개인용 멀티미디어 도구 발전으로 개인감성을 충족하는 맞춤형 음악이 등장하고 소비자가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등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기술의 변화를 읽고, 그에 대처하고 대비해 나가는 주체만이 미래 감성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다.

권택민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원장 tmkwon@gd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