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DMC 첨단산업센터] 미디어·콘텐츠 세계 최대 집적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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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고 조용하고 깔끔하고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일해보니 어떻냐고요? 예술하는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천국이죠.”

 개관 3개월을 맞은 서울 상암 DMC첨단산업센터가 우리나라 IT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8층의 초현대식 건물에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인력 1500여명이 모여들었다. 몇 달 새 디자인 회사 45개, 영화사 18개, 미디어 관련 IT기업 53개가 입주했다. 이곳이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인근의 버려진 땅이었던 점을 돌아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DMC첨단산업센터는 서울시가 디지털 콘텐츠 및 미디어 사업 육성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벤처타운이자 상암DMC의 기업생태계를 떠받치는 주요 축이다. DMC첨단산업센터에 입주한 벤처 및 이노비즈 기업이 콘텐츠 개발을 담당하고 DMC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방송사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유통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단지 내에서 디지털 미디어 및 콘텐츠 분야의 생산과 공급유통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형성돼 미디어 사업의 모든 것이 이뤄져 생산성 및 시너지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입주대상을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음악, 교육 등 디지털 미디어 및 콘텐츠 주력 업종과, 이를 지원하는 IT 및 SW업종으로 한정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한 단계 높였다.

 이곳의 시설관리를 총괄하는 고봉운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본부장은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IT 등 관련 업종을 한곳에 모은 집적시설은 외국에도 유례가 없다. 우리 DMC첨단산업센터가 세계 최대 규모”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실제로 DMC첨단산업센터는 건물 설계부터 IT 및 미디어 산업을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했다. 현재 이곳에 입주한 첨단 IT기업체는 총 53개가 들어왔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대표주자 격인 지오인터랙티브를 비롯한 많은 IT기업은 향후 센터의 디자인, 영화사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거쳐 센터 내 역동적인 기업생태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새해 초에는 37개 회사가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입주사들은 몇 달 지내면서 DMC첨단산업센터의 환경조건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입주기업 회장을 맡은 곽화섭 이썸테크 사장은 강남 뱅뱅사거리에서 사무실을 옮긴 사례다. 곽 사장은 “처음 강남에서 사무실을 옮기게 되자 직원들은 찬반 양론이 갈렸는데 지금은 거의 모두 좋다는 평이다. SW개발업무의 특성상 조용한 업무환경이 중요한데 이곳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 사무실에 비하면 임대료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24시간 건물사용이 가능하고 당장 눈에 띄지 않는 지원 혜택도 많다고 설명했다.

 센터 건물 3층에는 요즘 능력을 인정받는 젊은 디자이너를 주축으로 디자인 회사 45개가 옹기종기 몰려 있다. 자동차, 산업용품, IT기기, 패션디자인까지 이곳에선 디자인의 모든 분야를 커버할 수 있다. 유능한 디자이너끼리 서로 배우고 정보를 교류하기 때문에 혼자서 작업할 때보다 실력도 훨씬 는다. 이곳에 입주한 지 3개월된 왕춘호 루프디자인 디자이너(30)는 세계적 권위의 IF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촉망받는 신인이다. 그는 “독일, 홍콩에도 디자인 이노센터가 있지만 DMC처럼 여타 디지털 분야까지 한데 모인 시설은 처음이다. 지내기가 편리해서 작업에 능률이 오른다”고 말했다. DMC첨단산업센터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임대료를 면제하고 평수에 따라 매달 14만∼27만원의 건물 관리비만 받고 있다. 공동작업실과 사진실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고시원 수준의 돈을 내고 호텔급의 개인작업공간을 이용하는 셈이다.

 DMC첨단산업센터의 또 다른 자랑은 영화계를 이끄는 브레인을 대거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건물 2층에는 영화 감독들의 창작 의욕을 높여주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영화 창작공간(Director’s Zone)이 있다. ‘취화선’의 임권택,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등 18명의 영화감독이 각자의 사무실을 갖고서 작품구상에 몰두하는 공간이다.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영화감독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은 것이다. 이곳 역시 월 25만원 안팎의 저렴한 사용료로 사용이 가능하며 다용도 세미나실 등도 구비돼 있다. 영화계는 숙원사업이 하나 이뤄졌다면서 박수를 치는 분위기다. 머지않아 충무로의 여타 기업과 인력들도 DMC 근방으로 이전할 조짐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센터 측은 입주기업에 CEO코칭, 투자유치, 인재확보 및 양성, 판로개척, 기술개발 등 다양한 기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년간의 경험을 보유한 센터기업지원 전담인력들이 입주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해 기업들의 지원수요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즘 물가에 한 끼 3500원이면 괜찮은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식당도 성업 중이다.

 상암DMC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교통환경과 부족한 생활인프라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DMC산업센터는 동아시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까지 신공항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이용해서 불과 30분 내 연결된다. DMC단지는 현재 6호선 수색역과 연결돼 있고 향후 인천국제공항과 2호선 홍대입구역 등 시내 주요 전철노선과도 직통으로 연결돼 최상의 접근성을 갖추게 된다. DMC단지 내에는 첨단산업센터 외에 DMC산학협력연구센터와 KBS미디어센터, 문화콘텐츠센터, LG CNS, 전자회관 등이 입주했고 누리꿈스퀘어, LG텔레콤, CJ엔터테인먼트, MBC 등의 입주가 예정돼 상가시설도 속속 입주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