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주, IT에 `세금 폭탄`

 월스트리트 붕괴에 따라 감소한 세금을 만회보려는 것일까. 미국 뉴욕주가 세금 폭탄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과세안에는 이른바 ‘아이팟 세금(iPod tax)’라 불리는 디지털 다운로드 파일 및 온라인 쇼핑몰 거래 세금까지 준비돼 있어 정보기술(IT)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PC월드, AP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페터슨(David Paterson) 뉴욕주 지사는 세금 항목을 신설하거나 세금 징수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내년도 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1.1%(약 13억달러) 확대한 1211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가 약 154억달러의 적자 재정을 메우고 내년도 예산 집행 확대를 위해 세금을 새롭게 추징하거나 늘린 항목은 88개에 달한다.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제품은 디지털 음악파일 다운로드에 관한 세금이다. 뉴욕주는 그동안 세금 면제 품목이었던 디지털 음악 파일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약 4%의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음악 파일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pre-written software), 디지털오디오, 텍스트 파일, 디지털 사진, 게임, 전자엔터테인먼트 품목이 모두 포함된다. 뉴욕주는 “이번 세금안이 통과되면, 음반, 앨범, 영화 등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관계없이 똑같은 세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도 세금을 징수하는 묘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아마존닷컴이나 월마트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은 뉴욕주에 법인이 없으면 뉴욕주 거주자들이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거래를 해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

이에 대해 뉴욕주는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매개수단(nexus)이 있으면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아마존의 경우 물리적인 법인은 없지만, 중소쇼핑몰과 블로거들이 가입해 아마존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연합 프로그램(affiliate program)을 운영중이다. 아마존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게 뉴욕주 측의 설명이다.

뉴욕주는 이외에도 케이블 TV 및 위성 TV에도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며 과즙 함유량이 70% 이하인 음료수의 세금은 18%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택시, 와인, 담배, 마시지 등도 과세 대상이 된다. 데이비드 페터슨 주지사는 “변화는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뉴욕주가 재정 및 경제를 회복하는 길이다”고 강조했지만, 인터넷 업계와 음료 업계는 세금 증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